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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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좋은 지역이란 것은 누구든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 안에서 진짜 핵심지는 어디일까요. 한경닷컴은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의 도움을 받아 매주 월요일 '동 vs 동'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수도권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편집자주]

서울엔 25개 자치구가 있습니다. 이들 자치구 가운데 ‘한강’을 중심으로 지역명을 표기하는 곳은 단 네 곳뿐입니다. 바로 강북, 강남, 강서, 강동입니다. 이 네 곳 중에서도 이번 편에서 다룰 동네는 강서구입니다.

'강서구'라고 하면 많은 사람에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김포공항입니다. 이에 강서구는 '놀러 갈 때 거쳐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강서구 내에서 '내 집 마련'을 앞둔 예비 집주인의 관심을 끄는 동시에 비교 대상으로 고민이 되는 동네를 꼽으면 가양동과 등촌동이 될 것 같습니다. 두 곳을 아파트 연식, 생활권, 교통 등 여러 측면에서 비교해 봤습니다.

가양동, 희소성 높은 '한강뷰' 가능한 곳

가양동 대장 단지 '강서한강자이'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가양동 대장 단지 '강서한강자이'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가양동은 가양대교를 중심으로 약 3km가량 한강 옆에 붙어 있는 곳입니다. 가양 1·2·3동 등 총 세 개 동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가양동이란 이름은 ‘가마동’의 ‘가’와 ‘고양리’의 ‘양’이 합쳐져 나왔습니다. 1900년대 초반에는 경기도 김포군에 속했는데 1963년 들어 서울시로 편입, 영등포구 가양동으로 불렸습니다. 강서구 소속이 된 것은 1977년입니다. 당시 영등포구가 나눠지면서 강서구가 새로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한강변을 끼고 있는 곳답게 아파트들 역시 한강을 따라 쭉 늘어서 있습니다. 이들 아파트는 대체로 1992~1993년도에 지어졌습니다.

가양동의 대장 아파트는 '강서한강자이'입니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7월 13억3000만원을 기록해 올해 최고가를 찍었고, 지난달에도 12억6000만원에 손바뀜하는 등 가양동에서 거래가 활발한 편입니다.

가양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그나마 가양동 내에선 연식이 높지 않은 편에 속하는 '요즘 아파트'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단지"라면서 "최근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 트렌드와 맞물려 관심이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양동의 장점은 오래된 아파트가 몰려 있는 만큼 투자 가치가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에서는 새 아파트를 짓기 위해 마땅한 땅이 없는 만큼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안정성이 보장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강변3단지'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강변3단지'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많은 단지가 있지만 재건축 관점에서 봤을 때 가장 주목하는 곳은 '강변3단지'와 '가양6단지'입니다. 가양대교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나뉘어 있는 두 단지는 가양동에 있는 재건축 대상 단지 중 단지 규모가 크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가양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투자 관점에서 봤을 때 등촌동보다는 가양동이 더 메리트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특히 한강 조망이 나오면서 단지 수가 많은 강변3단지와 가양6단지를 대체로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등촌동, 실수요자들 '골라잡을 곳' 많아

등촌동은 지금의 매봉산과 한강 변의 염창산 등의 산줄기가 이어진 곳으로 꽤 높은 산마루턱이었던 곳이었습니다. 이 산마루턱을 중심으로 마을이 자리 잡으면서 ‘등마루골’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이를 한자어로 표기한 곳이 등촌동이었습니다. 조선시대까지는 경기도에 속했지만 1900년대 초반 영등포구 등촌동이 됐다가 1977년 강서구로 편입됐습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가양역, 증미역 라인의 남쪽에 있고, 강서구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인 '마곡지구'와 접해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곡지구와 인접한 등촌동은 서울 지하철 5호선 발산역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등촌동에서 가격이 가장 높은 단지는 '가양역두산위브'로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1월 12억55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등촌동아이파크' 전용 84㎡도 지난 8월 10억6800만원에 손바뀜해 뒤를 이었습니다. 역시나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가 대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등촌주공3단지' 사진=이송렬 기자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등촌주공3단지' 사진=이송렬 기자
등촌동의 장점은 실수요자들의 선택 폭이 넓다는 점에 있습니다. 9호선 급행열차를 이용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은 등촌주공 8~10단지를 많이 찾습니다. 이 단지엔 신혼부부 등이 많이 살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등촌주공5단지를 선호합니다. 등촌동에 꼭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자녀들 교육까지 신경 써야 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학원가가 바로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곡으로 출퇴근해야 하지만 마곡에 들어갈 여유가 없는 경우엔 등촌주공 2단지나 3단지, 4단지 등 지하철 5호선과 인접한 곳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등촌주공 역시 재건축 매력이 있습니다. 가양동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보다 약 1~2년 뒤인 1994년도 즈음에 입주한 단지들입니다.

등촌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등촌주공은 가양동 재건축 단지들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낮은 가격에 좋은 매물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또 교통 등 생활과 관련한 인프라 측면에서 선택지가 더 많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등촌·가양 재건축 아직 멀었다…학군도 약점"

일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들에서는 맞닿아있는 가양동과 등촌동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읍니다. '가양동 혹은 등촌동이 어떤 부분에서 특출나다'는 점을 찾기 어렵단 얘기입니다.

등촌동에 있는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가양동이나 등촌동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재건축을 두고는 가시화된 게 없는 상황이라 현재로선 재건축에도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자잿값, 인건비, 공사비 등이 오르면서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지고 있지 않으냐"며 "때문에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도 2021년 고점을 찍고 하락한 뒤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재건축이 언제될 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강서구 가양동 강변3단지 내 붙어 있는 현수막 사진=이송렬 기자
강서구 가양동 강변3단지 내 붙어 있는 현수막 사진=이송렬 기자
학군과 관련해서도 "큰 매력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가양동 E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가양동이나 등촌동 모두 초등학교까지는 큰 무리 없이 다니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중학교부터는 학부모의 성향에 따라 조금씩 갈린다. 학군을 따지는 학부모의 경우 염창동으로, 학군에 큰 관심이 있는 학부모들은 아예 목동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가양동과 등촌동 중·고교 학군은 주목하지 않는 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에 따르면 3.3㎡당 가격 기준으로 나눈 급지의 경우 가양동은 3.3급지, 등촌동은 3.9급지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중학교 학군은 가양동에 있는 경서중이 1.3등급으로 전국 상위 10%였지만 등촌동 등원중은 2.9등급으로 상위 49%에 그쳤고 고등학교의 경우 가양동 세현고는 상위 89%, 마포고는 상위 62%로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웠습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가양동과 등촌동은 강서구 인접 지역인만큼 가격 변화와 학군 수준이 매우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며 "거주 환경 또한 비슷해 실수요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단지가 갈릴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