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주요 서점 중 하나인 '스트랜드'의 매대에 한강 책이 모두 팔린 모습.
미국 뉴욕의 주요 서점 중 하나인 '스트랜드'의 매대에 한강 책이 모두 팔린 모습.
"한강 책이요? 전부 다 팔렸습니다.(Han Kang? They're all sold out)"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강 책은 미국에서도 '귀한 몸'이 됐다. 그의 작품을 찾는 현지 독자의 수요가 급증하며 현지 오프라인 서점과 도서관 등에서 한강 책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대형 서점 체인 '반스앤노블'엔 한강 소설의 미국판 번역본 <The Vegetarian(채식주의자)>을 비롯해 <Human Acts(소년이 온다)>, <The White Book(흰)>, <Greek Lessons(희랍어 시간)> 등이 단 한 권도 남아 있지 않았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그의 작품을 찾는 발걸음이 몰리면서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

반스앤노블 점원은 "수상 소식이 발표된 당일 오후부터 바로 한강 책을 찾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준비된 물량이 다 팔렸다"며 "뉴욕 내 다른 지점에도 재고가 없어 오프라인에선 바로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주요 서점 중 하나인 '스트랜드'의 매대에 한강 책이 모두 팔린 모습.
미국 뉴욕의 주요 서점 중 하나인 '스트랜드'의 매대에 한강 책이 모두 팔린 모습.
대형 서점 체인을 제외하고 뉴욕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서점인 '스트랜드'도 비슷한 상황이다. 베스트셀러 매대 위에 진열해놓은 <The Vegetarian> 자리는 한강의 수상 이후 텅 비어 있다. 스트랜드 관계자는 "부커상을 받은 <The Vegetarian>은 원래도 잘 팔리는 책이었지만,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독자들이 다른 작품까지 쓸어갔다"며 "기존에 매입하지 않은 작품들도 추가로 물량을 주문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뉴요커와 관광객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독립서점 중 하나인 '맥널리잭슨' 역시 한강 책 중 유일하게 남은 <Greek Lessons> 한 부마저 팔리면서 매진이 됐다. 이 책을 구입한 이안 호퍼 씨(25)는 "<The Vegetarian>을 읽고 한강의 팬이 됐다"며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주요 서점 중 하나인 '스트랜드'의 매대에 한강 책이 모두 팔린 모습.
미국 뉴욕의 주요 서점 중 하나인 '스트랜드'의 매대에 한강 책이 모두 팔린 모습.
현지 도서관에서도 한강 책이 인기다. 이른바 '세계 5대 도서관' 중 하나이자 미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뉴욕공립도서관(NYPL)에서도 이날 기준 <The White Book(흰)>은 도서관 내 마련된 13권을 이미 모두 빌려가 '대출 불가' 상태다.

뉴욕=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