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의 유동성 완화 정책에도 비트코인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달 18일 30개월 만에 통화정책 전환을 발표했다. 인플레이션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대로 하락했으나, 노동시장이 식어가는 모습을 보이자 기준금리를 연 5.5%(상단 기준)에서 5.0%로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지급준비율(RRR)을 인하하고 금융시장 내 대규모 장기 유동성 공급 방안을 통해 1조위안(약 19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이어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까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미국과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 발표 직후 강세를 보이며 약 6만6000달러 선까지 치솟았으나 얼마 버티지 못하고 상승 폭을 반납했다. 그레이스케일과 반에크 등 다수 기업은 미국과 중국의 유동성 완화 정책에 따른 자금 유입, 강력한 노동 지표 등을 이유로 오는 4분기 비트코인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글로벌 통화정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인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과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앤드루 강 메커니즘캐피털 창업자는 “일부 시장 참여자는 Fed의 금리 인하,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 유동성 완화에 너무 과한 기대를 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명확한 촉매제가 발생할 때까지 비트코인은 5만~7만2000달러 범위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