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열풍 이제 시작…AI 기술 접목한 맞춤형 화장품 만들 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 인터뷰
'세계 1위 ODM社' 일군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이젠 AI로 화장품 만드는 시대
사람마다 피부타입·고민 천차만별
플랫폼 쓰리와우에 설문 입력하면
로봇이 하루 1.5만개 맞춤형 제작
10대도 빠진 K뷰티 '롱런'할 것
美서 온 손녀 올리브영 쓸어가더라
이들이 10년 뒤엔 주소비층 될 것
열풍 타고 인도·브라질 진출 시동
탈중국 적기? 사업확장 기회!
상하이에 1300억 과감한 투자
연구부터 마케팅까지 한곳
'세계 1위 ODM社' 일군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이젠 AI로 화장품 만드는 시대
사람마다 피부타입·고민 천차만별
플랫폼 쓰리와우에 설문 입력하면
로봇이 하루 1.5만개 맞춤형 제작
10대도 빠진 K뷰티 '롱런'할 것
美서 온 손녀 올리브영 쓸어가더라
이들이 10년 뒤엔 주소비층 될 것
열풍 타고 인도·브라질 진출 시동
탈중국 적기? 사업확장 기회!
상하이에 1300억 과감한 투자
연구부터 마케팅까지 한곳
세계적 K뷰티 열풍에도 불구하고 한국 화장품 기업은 유독 중국에서 고전 중이다. 현지 토종 브랜드의 부상과 이른바 ‘애국 소비’ 확산으로 입지가 좁아지자 잇달아 중국 비중 축소와 시장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세계 1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도 작년 중국 매출이 최고치인 2021년 대비 약 16% 줄었다.
하지만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의 판단은 달랐다. 이 회장은 “다들 중국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 지금이 사업을 확장할 적기”라며 “나중에 시장이 좋아질 때 들어가려면 이미 늦는다”고 강조했다. 코스맥스가 2026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1300억원을 투자해 상하이에 화장품 생산·연구혁신(R&I) 단지 ‘중국 미(美)의 중심’을 짓고 있는 이유다.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판교의 코스맥스 본사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소비가 눈에 띄게 둔화한 건 사실입니다. 설비 가동률이 다소 떨어져 있습니다. 악화된 미·중 관계도 영향을 줬고요. 하지만 아직 중국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3·4선급 도시가 계속 성장하고 있어 화장품 수요는 계속 커질 겁니다. 주요 고객사와의 거래 확대 같은 좋은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하이 투자 이유는 무엇입니까.
“다른 기업들이 다 나올 때 과감히 신규 투자하는 것이죠. 지금 판교에서처럼 마케팅과 영업, 연구는 물론 생산까지 한곳에서 하는 ‘중국 미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복합단지 프로젝트입니다. 현재 중국 상하이 법인 본사는 펑셴구에 있는데 민항구로 옮겨갑니다. 파격적인 가격에 부지를 확보했고, 투자금은 현지 은행들이 서로 빌려 주겠다고 해서 초저금리로 조달했습니다.”
▷본사와 연구소가 판교에 있네요.
“13년 전 경기 화성에서 판교로 왔는데 잘한 결정이었어요. 판교로 본사를 이전한 뒤 연구와 디자인,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젊은 우수 인재가 모여들었습니다. 이후 온라인 화장품 판매 활성화, 인디 브랜드 해외 진출 등이 본격화했습니다. 지금은 글로벌 고객사가 3300개인데, 이 중 1500개가 K뷰티 브랜드입니다.”
▷어떻게 세계 1위가 됐습니까.
“세 번의 성장 모멘텀이 있었습니다. 창업 2년째인 1994년 일본 미로토와의 제휴를 끊고 자체 연구혁신 역량을 키워온 게 첫 번째입니다. 2000년대 초반 미샤를 시작으로 연구소나 공장이 없는 브랜드가 대거 등장하면서 화장품 ODM 산업이 본궤도에 올랐죠. 그다음이 2004년 중국 진출, 세 번째가 온라인 시장 급팽창입니다.”
▷일본 미로토가 자극제가 됐나요.
“코스맥스는 화장품 연구혁신·생산 전문회사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를 갖춰야겠다고 일찍부터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미로토는 우리가 자체 연구 역량을 갖추는 걸 반대했습니다. 만들기만 하라는 거였죠. 그래서 과감히 기술 제휴를 끊고 독자 노선을 걷기로 한 겁니다.”
▷왜 연구 역량을 중시합니까.
“화장품산업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바로 그 제품을 가장 빨리, 얼마나 좋은 가격에 공급하느냐가 곧 경쟁력입니다. 과거엔 연구소·공장·유통망을 다 갖춘 브랜드사가 그 역할을 했죠. 지금은 다릅니다. 어느 브랜드를 통하든 제품을 적기에 개발해 공급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와 생산 기술을 갖춰야 합니다.”
▷코스맥스는 어떤 수준입니까.
“글로벌 화장품 ODM 기업 중에선 가장 앞서 있지만, 로레알 등 세계적인 브랜드사와 비교하면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최고의 화장품 기업이라면 특허로 보호받는 세계 최초의 처방(제조법)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리만이 가진 뛰어난 원료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처방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유통 환경이 바뀌어도 고객사는 늘 우리를 찾아오겠죠.”
▷AI는 화장품에 어떻게 접목되나요.
“AI를 활용하면 개인 맞춤형으로 생산이 가능합니다. 우리의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 쓰리와우(3WAAU)에선 고객이 설문에 응답하면 처방이 담긴 바코드가 바로 생성됩니다. 그걸 로봇에 가져다주면 자동으로 원료를 주입해 제품을 완성하죠. 이런 식으로 하루 1만5000개까지 생산할 수 있어요.”
▷K뷰티 열풍이 확산일로입니다.
“대한민국은 짧은 기간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강국이 됐습니다. 화장품산업은 이런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고 함께 치고 올라온 분야입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해외에 나가면 전기밥솥을 사오듯이 화장품을 사왔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죠. 심지어 요즘은 화장품산업 경쟁력이 다른 산업을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K뷰티에 열광할까요.
“나라 이름에 ‘뷰티’가 붙으려면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우선 나라가 아름답고, 사는 사람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그 사람이 쓰는 화장품도 매력적이어야죠. 여기에 가장 부합하는 나라는 프랑스였는데, 이젠 한국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이런 기회는 결코 우연히 온 게 아닙니다. 가수 싸이와 BTS를 필두로 음악,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산업의 역할이 물론 컸죠. 세계인이 동경하는 문화 대국 반열에 한국이 올라서고 있습니다. ”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저는 아직 초기라고 봅니다. 미국에 사는 손녀가 여름방학 때 한국에 왔습니다. 어딜 가장 가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올리브영이라고 하더라고요. 자기 친구들이 원하는 화장품을 전부 다 사갔습니다. 선물받은 그 친구들은 앞으로 5~10년 뒤 주 소비층이 됩니다. 그때쯤이면 온라인뿐 아니라 세포라 등 미국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도 K뷰티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봅니다.”
▷유망한 또 다른 시장은 어딥니까.
“미국에선 그동안 비싼 수업료를 냈습니다. 이제 방법도 알고 길이 보입니다. 최근 인디 브랜드가 많은 서부에 영업사무소를 별도로 세웠습니다. 한국에서 생산한 화장품을 현지 고객사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미국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잘 먹히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그다음은 인도와 브라질입니다. 인도에 공장을 지을 생각도 있습니다.”
▷코스맥스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처방이 같아도 똑같이 만들 수 없는 생산 기술을 보유하는 게 꿈입니다. 화가들은 쓰는 물감은 같아도 각자 그린 그림의 가치가 다르죠. 파우더만 해도 기술에 따라 입자와 강도, 발림성 등이 천지차이입니다. 고객인 브랜드사가 바뀌어도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내놓을 수 있다면 연구개발·생산 전문기업으로 경쟁력을 지켜갈 수 있을 겁니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은 지난 8월 프랑스에서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 바바라 라베르노스 연구혁신 및 기술부문 수석부사장 등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로레알 측은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K뷰티 신생 인디 브랜드 뒤에 알고 보니 코스맥스가 있었다”며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제품 개발 스피드와 젊은 고객 대상 마케팅 그리고 온라인 시장에 대한 집중 등에서 로레알과 K뷰티 인디 브랜드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로레알 측이 신제품 개발 주기를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코스맥스와 로레알은 보통 2~3년 걸리던 신제품 개발 주기를 1년으로 줄였다. 양사는 이번 협의를 통해 개발 주기를 6개월로 더 단축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로레알의 경우 신제품을 개발할 때 20개가 넘는 각종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며 “양사 개발진이 파리와 판교를 오가며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똑같이 맞춰 별도로 테스트를 더 거칠 필요가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는 2004년 국내 업계 최초로 로레알의 메이크업 브랜드 ‘메이블린’에 아이섀도를 공급하며 글로벌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2·2014년에는 인도네시아와 미국에 있는 로레알 공장을 각각 인수했다. 작년 6월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혁신 기술 개발에도 협력하고 있다.
■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1946년 황해도 송화 출생
△1966년 경북 포항고 졸업
△1970년 서울대 약학과 졸업
△1973년 동아제약 입사
△1976년 오리콤 광고기획자
△1981년 대웅제약 마케팅 전무
△1992년 코스맥스 창업
△2013년~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
△2023년 다산경영상 창업경영인 부문 수상
정리=오형주 기자/만난 사람=류시훈 유통산업부장
하지만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의 판단은 달랐다. 이 회장은 “다들 중국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 지금이 사업을 확장할 적기”라며 “나중에 시장이 좋아질 때 들어가려면 이미 늦는다”고 강조했다. 코스맥스가 2026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1300억원을 투자해 상하이에 화장품 생산·연구혁신(R&I) 단지 ‘중국 미(美)의 중심’을 짓고 있는 이유다.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판교의 코스맥스 본사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소비가 눈에 띄게 둔화한 건 사실입니다. 설비 가동률이 다소 떨어져 있습니다. 악화된 미·중 관계도 영향을 줬고요. 하지만 아직 중국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3·4선급 도시가 계속 성장하고 있어 화장품 수요는 계속 커질 겁니다. 주요 고객사와의 거래 확대 같은 좋은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하이 투자 이유는 무엇입니까.
“다른 기업들이 다 나올 때 과감히 신규 투자하는 것이죠. 지금 판교에서처럼 마케팅과 영업, 연구는 물론 생산까지 한곳에서 하는 ‘중국 미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복합단지 프로젝트입니다. 현재 중국 상하이 법인 본사는 펑셴구에 있는데 민항구로 옮겨갑니다. 파격적인 가격에 부지를 확보했고, 투자금은 현지 은행들이 서로 빌려 주겠다고 해서 초저금리로 조달했습니다.”
▷본사와 연구소가 판교에 있네요.
“13년 전 경기 화성에서 판교로 왔는데 잘한 결정이었어요. 판교로 본사를 이전한 뒤 연구와 디자인,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젊은 우수 인재가 모여들었습니다. 이후 온라인 화장품 판매 활성화, 인디 브랜드 해외 진출 등이 본격화했습니다. 지금은 글로벌 고객사가 3300개인데, 이 중 1500개가 K뷰티 브랜드입니다.”
▷어떻게 세계 1위가 됐습니까.
“세 번의 성장 모멘텀이 있었습니다. 창업 2년째인 1994년 일본 미로토와의 제휴를 끊고 자체 연구혁신 역량을 키워온 게 첫 번째입니다. 2000년대 초반 미샤를 시작으로 연구소나 공장이 없는 브랜드가 대거 등장하면서 화장품 ODM 산업이 본궤도에 올랐죠. 그다음이 2004년 중국 진출, 세 번째가 온라인 시장 급팽창입니다.”
▷일본 미로토가 자극제가 됐나요.
“코스맥스는 화장품 연구혁신·생산 전문회사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를 갖춰야겠다고 일찍부터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미로토는 우리가 자체 연구 역량을 갖추는 걸 반대했습니다. 만들기만 하라는 거였죠. 그래서 과감히 기술 제휴를 끊고 독자 노선을 걷기로 한 겁니다.”
▷왜 연구 역량을 중시합니까.
“화장품산업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바로 그 제품을 가장 빨리, 얼마나 좋은 가격에 공급하느냐가 곧 경쟁력입니다. 과거엔 연구소·공장·유통망을 다 갖춘 브랜드사가 그 역할을 했죠. 지금은 다릅니다. 어느 브랜드를 통하든 제품을 적기에 개발해 공급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와 생산 기술을 갖춰야 합니다.”
▷코스맥스는 어떤 수준입니까.
“글로벌 화장품 ODM 기업 중에선 가장 앞서 있지만, 로레알 등 세계적인 브랜드사와 비교하면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최고의 화장품 기업이라면 특허로 보호받는 세계 최초의 처방(제조법)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리만이 가진 뛰어난 원료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처방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유통 환경이 바뀌어도 고객사는 늘 우리를 찾아오겠죠.”
▷AI는 화장품에 어떻게 접목되나요.
“AI를 활용하면 개인 맞춤형으로 생산이 가능합니다. 우리의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 쓰리와우(3WAAU)에선 고객이 설문에 응답하면 처방이 담긴 바코드가 바로 생성됩니다. 그걸 로봇에 가져다주면 자동으로 원료를 주입해 제품을 완성하죠. 이런 식으로 하루 1만5000개까지 생산할 수 있어요.”
▷K뷰티 열풍이 확산일로입니다.
“대한민국은 짧은 기간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강국이 됐습니다. 화장품산업은 이런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고 함께 치고 올라온 분야입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해외에 나가면 전기밥솥을 사오듯이 화장품을 사왔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죠. 심지어 요즘은 화장품산업 경쟁력이 다른 산업을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K뷰티에 열광할까요.
“나라 이름에 ‘뷰티’가 붙으려면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우선 나라가 아름답고, 사는 사람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그 사람이 쓰는 화장품도 매력적이어야죠. 여기에 가장 부합하는 나라는 프랑스였는데, 이젠 한국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이런 기회는 결코 우연히 온 게 아닙니다. 가수 싸이와 BTS를 필두로 음악,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산업의 역할이 물론 컸죠. 세계인이 동경하는 문화 대국 반열에 한국이 올라서고 있습니다. ”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저는 아직 초기라고 봅니다. 미국에 사는 손녀가 여름방학 때 한국에 왔습니다. 어딜 가장 가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올리브영이라고 하더라고요. 자기 친구들이 원하는 화장품을 전부 다 사갔습니다. 선물받은 그 친구들은 앞으로 5~10년 뒤 주 소비층이 됩니다. 그때쯤이면 온라인뿐 아니라 세포라 등 미국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도 K뷰티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봅니다.”
▷유망한 또 다른 시장은 어딥니까.
“미국에선 그동안 비싼 수업료를 냈습니다. 이제 방법도 알고 길이 보입니다. 최근 인디 브랜드가 많은 서부에 영업사무소를 별도로 세웠습니다. 한국에서 생산한 화장품을 현지 고객사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미국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잘 먹히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그다음은 인도와 브라질입니다. 인도에 공장을 지을 생각도 있습니다.”
▷코스맥스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처방이 같아도 똑같이 만들 수 없는 생산 기술을 보유하는 게 꿈입니다. 화가들은 쓰는 물감은 같아도 각자 그린 그림의 가치가 다르죠. 파우더만 해도 기술에 따라 입자와 강도, 발림성 등이 천지차이입니다. 고객인 브랜드사가 바뀌어도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내놓을 수 있다면 연구개발·생산 전문기업으로 경쟁력을 지켜갈 수 있을 겁니다.”
세계 1위 로레알과 신제품 공동 연구…20년 특별한 동행
코스맥스는 세계 1위 뷰티 기업인 프랑스 로레알그룹과 2004년부터 20년째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협력 분야도 화장품 개발·생산은 물론 바이오 등 미래 기술로 확대했다.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은 지난 8월 프랑스에서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 바바라 라베르노스 연구혁신 및 기술부문 수석부사장 등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로레알 측은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K뷰티 신생 인디 브랜드 뒤에 알고 보니 코스맥스가 있었다”며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제품 개발 스피드와 젊은 고객 대상 마케팅 그리고 온라인 시장에 대한 집중 등에서 로레알과 K뷰티 인디 브랜드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로레알 측이 신제품 개발 주기를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코스맥스와 로레알은 보통 2~3년 걸리던 신제품 개발 주기를 1년으로 줄였다. 양사는 이번 협의를 통해 개발 주기를 6개월로 더 단축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로레알의 경우 신제품을 개발할 때 20개가 넘는 각종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며 “양사 개발진이 파리와 판교를 오가며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똑같이 맞춰 별도로 테스트를 더 거칠 필요가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는 2004년 국내 업계 최초로 로레알의 메이크업 브랜드 ‘메이블린’에 아이섀도를 공급하며 글로벌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2·2014년에는 인도네시아와 미국에 있는 로레알 공장을 각각 인수했다. 작년 6월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혁신 기술 개발에도 협력하고 있다.
■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1946년 황해도 송화 출생
△1966년 경북 포항고 졸업
△1970년 서울대 약학과 졸업
△1973년 동아제약 입사
△1976년 오리콤 광고기획자
△1981년 대웅제약 마케팅 전무
△1992년 코스맥스 창업
△2013년~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
△2023년 다산경영상 창업경영인 부문 수상
정리=오형주 기자/만난 사람=류시훈 유통산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