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태블릿 시장에서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중국 ‘톱3’ 기업의 올 2분기 글로벌 태블릿 시장 점유율이 20%로 1년 전보다 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중국 내수와 개발도상국 시장 중심이지만, 로봇청소기처럼 ‘갓성비’를 갖춘 중국 정보기술(IT) 제품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스마트폰 이어 태블릿까지…삼성전자 위협하는 화웨이·샤오미
13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상위 3사의 지난 2분기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각각 7%, 7%, 6%를 기록했다. 샤오미는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92% 증가해 점유율을 두 배 확대했고, 화웨이의 출하량도 지난해보다 49%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와 같은 20%를 유지했다. 1위는 점유율 37%인 애플이다.

중국 기업이 점유율을 빠르게 높인 배경은 가성비와 프리미엄을 합친 갓성비 판매 전략이 먼저 꼽힌다. 스마트폰보다 제품 교체 주기가 긴 태블릿 제품 특성을 감안해 핵심 성능만큼은 삼성, 애플에 준하는 프리미엄 제품급으로 갖추면서도 나머지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의 기능을 낮춰 출시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샤오미의 인기 제품 ‘샤오미 패드6 프로 맥스’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Gen S1의 칩셋을 적용해 삼성전자의 갤럭시S8과 비슷한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삼성 제품과 비교해 배터리, 주사율 등의 부분은 다소 부족하지만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쓰기엔 성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중국 내수 시장 위주로 판매되는 화웨이의 ‘메이트패트 SE11’은 기린710A, 스냅드래곤 680을 적용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모델로 꼽힌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태블릿 수요 회복에 힘입어 신제품 출시에도 적극적이다.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샤오미가 출시할 ‘샤오미 패드 7’에는 최신 칩셋인 퀄컴 스냅드래곤 7 3세대를, ‘패드 7 프로’엔 스냅드래곤 8s 3세대 프로세서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AI 기능이 적용된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탭S10 시리즈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큰 화면을 갖춘 태블릿 제품 선호도가 높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올해부터 기본형(11형) 제품을 제외한 12형 이상 제품에 특화한 제품을 출시했다. 여기에 더해 삼성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등 삼성의 다른 IT 기기와 AI로 묶어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태블릿 수요가 커지고 있는 신흥국 시장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물량 공세를 펴고 있어 삼성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