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차세대 발사대 겸 캐치타워인 ‘메카질라’ 상단에 고정된 스타십.  스페이스X 제공
스페이스X의 차세대 발사대 겸 캐치타워인 ‘메카질라’ 상단에 고정된 스타십. 스페이스X 제공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 해변 바로 옆에는 영화 ‘고질라’에서 이름을 따온 초대형 우주 발사대 ‘메카질라’ 건설이 한창이다. 이름 그대로 육중한 본체 기둥과 기둥 상단의 ‘찹스틱(Chopsticks)’이라고 불리는 로봇 팔이 고질라를 연상케 했다. 높이가 무려 145m에 달하는 메카질라는 스타베이스에 2대가 구축돼 있고, 추가 건설을 위한 자재 이송 작업이 활발했다. 메카질라 입구엔 스페이스X 간판과 함께 심오한 의미를 담은 듯한 기하학적 그림과 ‘We Are Explorers To Mars & Beyond’(우리는 화성과 그 너머를 탐험하는 탐험가)라는 그라피티가 새겨져 있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메카질라는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발사대다. 현재 재활용 발사체의 회수 시스템은 로켓을 지상이나 해상 바지선에 역분사 방식으로 착륙시켜 재활용한다. 이 방식은 바다에 떨어지거나 지상에 자유낙하해 버려지던 연료통과 엔진을 재활용함으로써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였다. 메카질라는 여기서 더 업그레이드됐다.

박형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로켓이 착륙하기 위해 연료를 소모해야 했지만 메카질라 방식은 로켓을 공중에서 포획함으로써 착륙을 위한 연료 소모를 줄인다”며 “기존의 연료 저장 공간은 적재함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메카질라에 착륙한 로켓은 한 달 이상 걸리던 재발사 준비 기간을 단 1시간으로 단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십 발사를 하루 3회까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공중 포획 방식으로 착륙하기 때문에 지상 착륙을 위한 별도의 다리가 필요 없어 무게와 연료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스타베이스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5차 발사에서 실제 발사대에 착륙하도록 시도할 것”이라며 “올해 메카질라가 두 팔로 부스터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보카치카=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