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男 상금 10억 시대’를 향해 > 장유빈이 13일 KPGA투어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최종라운드 5번홀에서 티샷 후 공을 바라보고 있다.  KPGA 제공
< ‘男 상금 10억 시대’를 향해 > 장유빈이 13일 KPGA투어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최종라운드 5번홀에서 티샷 후 공을 바라보고 있다. KPGA 제공
‘라이징 스타’ 장유빈(22)이 시즌 2승을 거두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최초로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하는 새 기록을 썼다.

장유빈은 13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CC 파인·레이크 코스(파71)에서 열린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로 장희민(22)과 동타를 이룬 그는 연장 1차전에서 먼저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지난 7월 군산CC오픈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이자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지난해 군산CC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장유빈은 같은 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뒤 프로로 전향했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1위(312.656야드)의 호쾌한 플레이로 KPGA투어의 스타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회 전까지 장유빈은 제네시스 대상 랭킹 1위, 상금 랭킹은 시즌 상금 8억361만원으로 2위를 달렸다. 이번 우승으로 우승상금 2억원을 추가해 김민규(23)를 제치고 상금 랭킹에서도 1위로 올라섰다.

KPGA투어 역사상 시즌 상금 10억원을 넘긴 선수는 장유빈이 처음이다.

이날 경기는 장유빈, 장희민을 비롯해 총 5명이 공동 선두로 나서 대접전을 예고했다. 장유빈은 전날 3라운드에서 마지막 홀 티샷 때 갤러리의 휴대폰 소음 탓에 미스샷을 하고 1타를 잃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전날의 좋지 않은 기억을 떨쳐내듯 장유빈은 초반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로 내달렸다. 전반에만 버디 4개를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에 다소 흔들리는 플레이가 이어졌다. 11번홀(파4) 보기로 장희민에게 추격을 허용한 그는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해 결국 장희민과 공동 선두로 내려앉았다. 그래도 1차 연장전에서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확정 지었다. 1~3라운드 공동 선두 뒤 끝내 우승까지 차지한 장유빈은 “대회 전에 와이어투와이어 한 번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캐디 형이랑 장난처럼 얘기를 나눴는데 진짜 해냈다”며 “정규 18번 홀에서 짧은 파 퍼트 때 굉장히 많이 떨렸다. 안 좋은 생각(쇼트 퍼트 못 넣어 우승 놓친 기억)이 많이 나기도 했는데 이겨내려고 했고 이겨냈더니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 거리가 멀어 오지 못한 조부모님께 잘 키워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한 뒤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 앞으로도 장유빈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장유빈은 이날 우승으로 올 시즌 KPGA투어 개인 타이틀 싹쓸이를 위한 발판을 다졌다. 이 대회 전까지 제네시스 대상 1위를 달린 그는 이번 우승으로 제네시스포인트 1000점을 추가해 2위 김민규와의 격차를 한 번 더 벌였다. 상금 랭킹을 선두로 올라선 데 이어 김민규와 나란히 시즌 2승을 거둬 다승왕도 노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