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세븐틴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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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라잇 히어(SEVENTEEN RIGHT HERE)'!"

그룹 세븐틴(SEVENTEEN)이 신보 발매 하루 전 새 월드 투어의 포문을 열며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컴백 전야제를 보냈다. 5만8000명 캐럿(공식 팬덤명)의 응원 물결 속에서 무대 위 세븐틴은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났다.

세븐틴은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새 월드 투어 '세븐틴 라잇 히어(SEVENTEEN RIGHT HERE)'를 개최했다. 지난 12일에 이은 2회차 공연이다.

올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초대형 스타디움 3곳에서 38만명과 만났던 세븐틴은 이번 고양 공연에서는 이틀간 총 5만8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예매 직후 매진을 기록하며 거침없이 정상을 향해가는 세븐틴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시작부터 강렬한 분위기로 시선을 압도한 세븐틴이었다. 오프닝은 '독 : 피어(Fear)
, '피어리스(Fearless)', '마에스트로(MAESTRO)'로 꾸몄다. 멤버들은 화려하게 터지는 불꽃보다 더 강렬하고, 뜨거운 화염보다 더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무대 규모도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공연장 크기에 걸맞게 메인 무대 앞쪽으로 두 개의 돌출 무대를 빼 웅장함을 더했다.

오프닝에서는 무대 스크린 전면을 휘감은 거대한 뱀의 형상이 시선을 끌다가 어두운 통로의 끝에서 밝은 빛이 나타나는 스토리를 더했다. 이를 통해 두려움에 잠식됐던 지난날을 이겨내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과정을 나타냈다고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설명했다.

오프닝 후 호시는 "멀리까지 와주시고 큰 공연장을 채워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들을 보니 오프닝부터 힘 조절이 안 된다. 올해는 인천, 상암, 고척, 그리고 고양에서도 캐럿들을 만난다"며 반가워했다.

이번 투어에는 멤버 정한과 준이 각각 군 대체 복무, 중국 활동의 이유로 빠졌다. 민규는 "정한, 준 형이 함께하지 못하는 콘서트지만 너무 속상해하지 말아라. 언젠가 돌아올 사람들이다. 너무 속상해 말고 살짝 아쉬운 마음만 가져달라"며 팬들을 달래기도 했다.
그룹 세븐틴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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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세븐틴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석양 아래서 '애쉬(Ash)', '크러쉬(Crush)'로 분위기를 더 뜨겁게 달군 세븐틴은 해가 떨어지고 공연장에 어둠이 내려앉자 '우리의 새벽은 낮보다 더 뜨겁다', '낫 얼론(Not Alone)' 한국어 버전을 불러 황홀하고 감미로운 순간을 선물했다. '낫 얼론'을 부르기 전에는 "캐럿들은 절대 혼자가 아니다. 사랑한다"고 외쳐 박수받기도 했다.

공연이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세븐틴 표 밝은 에너지에 푹 빠질 수 있었다. '어쩌나', '스냅 슛(Snap Shoot)'에 이어 '음악의 신'이 나오자 팬들은 일제히 기립해 무대 위 멤버들과 함께 뛰며 끈끈하게 교류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미니 12집 '스필 더 필스(SPILL THE FEELS)' 발매를 하루 앞두고 개최해 더 큰 의미를 담았다. 신보는 선주문량 346만장을 넘기며 흥행 릴레이에 시동을 건 상태다.

이날 현장에서는 신보 타이틀곡 '러브, 머니, 페임(LOVE, MONEY, FAME, Feat. DJ Khaled)'를 비롯해 힙합팀의 '워터(Water)', 퍼포먼스팀의 '레인(Rain)', 보컬팀의 '사탕' 무대가 공개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룹 세븐틴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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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세븐틴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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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비, 힙합 장르의 '러브, 머니, 페임'에는 유명 힙합 프로듀서 DJ 칼리드가 피처링으로 이름을 올려 발매 전부터 전 세계 팬들의 기대감을 최고로조 끌어올렸다. 베일을 벗은 '러브, 머니, 페임'은 귀에 착 감기는 중독적인 힙합 비트를 기반으로 힘을 빼고 여유롭게 흐르는 멤버들의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이었다. 긍정적이고 밝거나 혹은 힘 있고 강렬했던 기존 세븐틴 표 바이브를 잠시 내려놓고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무대를 마친 후 호시는 "캐럿들한테 먼저 보여주니까 좋다"고 말했다. 승관은 "'마에스트로' 때 경험해 보니 컴백 전에 콘서트를 하고 사랑과 응원을 듬뿍 받고 활동하는 게 에너지가 다르더라. 이번에도 시기가 딱 맞게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며 뿌듯해했다.

유닛 무대까지 아낌없이 보여줬다. 보컬팀은 재지한 무드 속에서 감미롭게 '사탕'을 소화했고, 퍼포먼스팀은 뉴트로 디스코의 감각적인 사운드의 '레인'을 선보였다. 힙합팀은 기존 가지고 있던 당차고 거친 매력을 한껏 담아낸 중독성 강한 '워터'로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민규는 "'워터'는 노래 절반이 '워터'인 곡이다. 콘서트를 하는 걸 상상하면서 만든 노래이기도 하고, 조금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승관은 '사탕'을 소개하던 중 "그저께 리허설을 하면 우지 형이 '정말 사탕 같은 사랑 하고 싶은 노래'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우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그 감정 하나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복잡하지 않냐. 왜 그걸 생각할지 모를 정도로 많이 생각하는데, 어릴 때 사탕 까먹을 때랑 비유해보면 마음이라는 게 참 간단하다. 다 큰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디에잇은 '레인'에 대해 "리듬을 계속 타면서 퍼포먼스까지 할 수 있는 곡"이라고 했고, 디노는 "공허함을 비에 빗대서 표현했다"고 했다.
그룹 세븐틴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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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하게 몰아치는 밴드 연주에 절도 있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손오공' 무대는 세븐틴의 실력과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화려한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멤버들은 열정적인 라이브 퍼포먼스로 우레와 같은 함성을 끌어냈다.

'아낀다', '아주 나이스'까지 히트곡과 함께 고양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은 세븐틴과 캐럿이었다. '아낀다'를 부르면서는 이동차를 타고 커다란 공연장을 한 바퀴 돌며 팬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객석에는 응원을 온 멤버 정한도 있었다. 정한은 스크린에 얼굴이 잡히자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간단하게 안무를 춰 팬들을 기쁘게 했다.

에스쿱스는 "이틀 동안 너무 감사했다. 올해 한국에서 되도록 많이 만나려고 노력했다. 자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렇게 같이 무대를 하면서 정한, 준이 비록 같이 없지만 우리는 꼭 다시 뭉쳐서 13명이 무대를 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팀이 되기 위해 감히 평생 같이하고 싶다는 말을 해보겠다. 영원히 세븐틴으로서 살고 싶고, 세븐틴의 한 멤버로서 이 자리를 지키면서 살고 싶다. 그때까지 영원히 옆에서 무대를 꽉 채워주시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내일 컴백이니 같이 잘 즐겨 달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승관은 "가혹하고 야속하긴 하지만 '할 만큼 했다'는 말이 슬프면서도 공감이 되더라. 내가 어떻게 하려고 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내 노력·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살아가면서 많은 일들이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너무 자신을 스스로 탓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븐틴을 할 수 있는 만큼, 내가 해낼 수 있을 만큼, 캐럿들이 보기에 진짜 할 만큼 했다고 느낄 때까지 하고 싶다. 좋은 가수, 친구,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우는 "앞으로 힘들고 즐거운 여정이 많을 텐데 캐럿과 함께 간다면 항상 기대되는 일인 것 같다. 멤버들과 캐럿들 너무 사랑한다"고 했고, 우지는 "세븐틴은 늘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여러분을 만난다. 냅다 박치기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그 사랑을 보고 달려가는 우리를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룹 세븐틴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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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겸은 "캐럿 사랑한다"고 크게 외치자 돌아오는 "사랑한다"는 팬들과 멤버들의 화답에 이내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정한, 준 형이 없어서 허전한 느낌이 들었지만 열심히 준비했다. 데뷔 후 지금까지의 세월이 생각나더라.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우린 늘 캐럿 편이니까 아프지 말고 항상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에잇은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10년 동안 계속 몸을 쓰다 보니까 나뿐만 아니라 다들 아프다. 하지만 멤버들을 보니 캐럿만 생각하면서 정말 열심히 하더라. 열정이 식지 않은 걸 보면서 '힘내자'고 생각했다. 공연을 마치고 나니 정말 행복하다. 이렇게 열정 넘치고 순수한 친구들을 만난 것에 감사하다. 캐럿들 앞에서 더 나은 사람, 성장하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캐럿들도 우리가 항상 옆에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해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조슈아 "행복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우리가 뭔데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이렇게 많은 캐럿들 앞에서 무대를 할 수 있을까 싶다. 준비 과정이 너무 힘들었지만 이걸 위해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고, 디노는 "이런 큰 공연장을 캐럿 덕에 올 수 있었다. 건강하게 다치지 않고 투어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여러분 덕에 큰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앨범도 대박 날 거니까 많이 사랑해 달라"고 덧붙였다.

민규는 "2024년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뜻깊고 많은 일들이 있었던 순간이었다. 페스티벌도 가고, 투어에 팬미팅까지 쉴 틈 없이 1년을 달려가고 있다. 지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멤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풀지만 가장 큰 에너지가 되는 건 지금 이 순간의 여러분들이다. 앞으로도 더 오래, 자주 여러분들을 만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 마음과 에너지를 꼭꼭 담아서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버논은 "우리 같은 보통의 존재를 특별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것에 감사하다. 오늘은 정한, 준 형이 함께하지 못했지만 완전체로 돌아올 것"이라고 하다가 "이제 시작일 뿐이다"고 말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내 "우리 다 돌아올 거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말했다.

끝으로 호시는 "내일 앨범이 나온다. 여러분의 월요병을 치유해드리도록 하겠다"며 신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룹 세븐틴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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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말미에는 드론쇼가 까만 밤하늘을 밝게 물들였다. 팬들은 '하나일 때 가장 빛나는 우리'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 세븐틴을 향한 깊고 진한 애정을 표현했다.

고양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세븐틴은 오는 22~23일부터 미국 5개 도시에서 10회에 걸쳐 투어를 이어간다. 다음 달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4개 도시에서 돔 투어를 열고, 이후 불라칸, 싱가포르, 자카르타, 방콕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도 공연을 개최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