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한 서점에서 직원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책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REUTERS 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한 서점에서 직원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책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REUTERS 연합뉴스
일본에서도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요 서점에는 한강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 매대가 마련된 데다 구매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13일 아사히신문은 한강의 작품에 대해 "전쟁, 격차, 분단. 고뇌로 가득한 세계에서 점점 더 국경을 넘어 보편성을 지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이날 사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중동 가자지구 등지에서 지금도 무고한 목숨이 폭력에 의해 사라지는 상황에서 폭력성,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헌신과 사랑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보유한 인간에 대해 지속해서 질문을 던져온 한강 작품이 앞으로도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노벨문학상을 아시아 여성이 받은 것은 처음이고, 한국인 수상도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작가 한강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도 한국 문학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 흐름을 견인해 온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또 광주 민주화운동과 제주 4·3을 소재로 작품을 쓴 작가가 반복해서 물어 온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불가사의이자 본질이었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의 절실한 아픔과 괴로움에 공감해 때때로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다른 이를 지키려 하는 사랑과 헌신도 인간이라는 존재를 형성한다"며 "한강은 문학이라는 상상력을 통해 인간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지 않고 희망을 찾아왔다"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번역가 고노스 유키코 씨와 야나기하라 다카아쓰 도쿄대 교수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나눈 대화를 정리한 기사도 게재했다.

고노스 씨는 대담에서 "한강은 계속해서 이름이 거론됐지만, 그렇다고 해도 젊다"고 했다. 이에 야나기하라 교수는 "1970년대생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노스 씨는 "쾌거라고 생각한다"며 "한강이 201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계 영국 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 이후로 일본에서 번역서가 많이 출간되고 인기도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라고 했다.

야나기하라 교수는 "노벨문학상은 유럽 문학상 같다고 하지만, 이번은 유럽에서 보면 멀리 있는 변방인 한국에서의 역사 비극을 다룬 사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강 작품은 일본에서도 재고가 대부분 팔려 서점에서 구하기 힘든 상황으로 알려졌다. 대형 서점인 기노쿠니야 홈페이지에는 '작별하지 않는다', '흰',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는 주문 접수가 종료됐다거나 주문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올라와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