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항복이냐, 견고한 회복이냐’ 갈림길 선 비트코인…“63.2k 안정 돌파시 강세”[강민승의 트레이드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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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지표 발표에 ‘일희일비’...방향성 못찾은 비트코인
“63.2k 돌파시 강세 가능성...62k 하회시 약세”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하며 하락했던 비트코인(Bitcoin, BTC)은 미국의 도매물가 등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모습에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6만3200달러의 주요 저항을 안정적으로 돌파하면 상승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지만, 6만2000달러를 깨고 내려가면 약세가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13일 오전 11시 5분 기준 현재 업비트 원화 마켓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19% 오른 8472만5000원(바이낸스 USDT 마켓 기준 6만285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김치 프리미엄(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의 가격 차이)은 -0.27%로 역프리미엄을 나타내고 있다.
“美 소비자물가, 예상치 웃돌았지만 인플레는 추세적 안정세”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9월 도매 물가가 예상치를 밑돌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누그러뜨리고 다시 상승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지만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도매물가가 식고 있다는 소식에 시장에선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지난 11일 미 노동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로 보합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PPI가 예상치를 소폭 밑돌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지속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생산자 물가는 일정 기간 이후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앞서 지난 10일 미 노동부는 미국의 9월 CPI가 1년 전보다 2.4%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추세적으론 안정세를 나타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치(전년 대비 상승률 2.3%)를 웃돌면서 시장에는 단기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CPI는 Fed가 참고하는 인플레이션 지표 중 하나로 오는 11월 금리 인하 여부와 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함께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실업수당청구 건수는 25만8000건으로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작년 8월 초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높은 수치가 허리케인, 보잉 파업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인한 것일 뿐 경기 침체 우려를 촉발시킬 만한 재료는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월가에선 미국의 고용 시장 동향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소비자물가지수 등)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내달 Fed가 금리를 소폭 인하할 것인지 혹은 동결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Fed는 9월 빅컷 이후로 금리 인하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속도와 규모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라고 보도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내달 Fed가 금리를 0.25%p 인하할 가능성을 더욱 높여잡고 있다. 13일 오전 11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내달 연방금리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p 인하할 확률은 종전보다 소폭 상승한 89.5%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10.5%를 나타내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방향성 못찾아…美·中 정부 매도세 유입 우려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번주(지난 7일~11일) 약 3억4850만달러(약 4709억원)가 순유입됐다. 이번주 비트코인은 미국 경기·물가지수 발표에 약세를 보이면서 3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자금 유입은 다시 플러스로 전환했다.특히 FTX 거래소가 채권자 보상을 연말께 시작할 수 있고 코인 시장에 최대 165억달러(약 22조원)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에선 상승 기대감이 확산했다. 반면 미국 정부가 다크웹에서 압수한 6만9370 BTC(약 5조9466억원)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 중국 정부가 스캠 프로젝트 플러스 토큰으로부터 압수한 54만 ETH(약 1조7569억원)를 매도할 수 있다는 소식은 공포 심리를 자극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등락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파이넥스는 최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최근 비트코인은 미국의 ‘깜짝 고용’에 반등했었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의 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이르고 (변동치도) 너무 적다”면서 “최근 조정은 건강한 편이었지만 향후 전망은 불확실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선물 시장에서 레버리지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곧 변동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는 주간 보고서를 통해 “거시경제의 방향이 여전히 모호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은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당분간 경제 지표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일희일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어 “선물 시장에서 미결제약정(OI)이 증가하고 있다. (대형 투자자의) 포지션 청산은 급격한 시세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미결제약정이란 파생상품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청산하지 않은 포지션의 계약 수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미결제약정이 증가할수록 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트위터, 레딧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시장의 강세를 전망하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샌티멘트는 지난 11일 “미국의 9월 CPI 발표 이후로 금리 인하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강세 심리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이날 5만8900달러까지 낙폭을 일시 확대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여기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매수세 유입에 하락폭 만회…6만3200달러 안정 돌파시 강세”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회복에 속도가 붙으려면 6만3200달러를 안정적으로 돌파해야 하며, 6만2000달러를 하회하면 약세가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온체인 분석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온체인 유동성이 단기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며 투자자의 항복(capitulation·대량 매도)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큰 손' 고래들은 지난 6개월간 150만 BTC를 축적하는 등 비트코인을 활발히 매집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단기 저항선을 돌파하며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아유시 진달 뉴스비티씨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6만2000달러 위에서 계속 머무르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라며 “비트코인이 6만3200달러 저항선을 돌파하면 6만4000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트코인이 6만800달러선을 유지하지 못하면 또 다른 하락이 시작될 수 있다. 단기 지지선은 5만9600달러 부근에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시장에선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케시 우파드예히 코인텔레그래프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5만9828달러까지 낙폭을 키웠지만 이를 모두 말아올렸고 6만2500달러 부근까지 매수세가 유입됐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6만2000달러 위에서 반등을 유지한다면 일부 알트코인은 더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부연했다.
분석가는 “비트코인이 6만1947달러 지지선을 이탈하지 않는다면 다음 저항선인 6만5000달러~6만6500달러까지 상승하려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5만8946달러를 깨고 내려가면 이같은 상승 전망은 무효화된다. 낙폭이 심화하면 5만7500달러, 5만4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알렉스 쿠프치케비치 에프엑스프로 시장분석가는 “비트코인은 선물 시장에서 펀딩비가 상승하는 등 조정에 취약해지고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는 단기 하락장에서 코인을 모아가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펀딩비란 선물 거래소에서 공매수(롱) 또는 공매도(숏) 비율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정도를 나타낸다. 투자자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펀딩비가 양수일 때는 매수 심리가, 음수일 때는 매도 심리가 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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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