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한동훈 대표와의 오찬 회동을 위해 오찬 장소로 향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한동훈 대표와의 오찬 회동을 위해 오찬 장소로 향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대표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판단 관련 발언에 대해 "사실상 여론재판에 손을 들어줬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는 한 대표의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권 의원은 "한 대표의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라는 발언은 사실상 여론재판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법리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검찰수사와 관련해 수사 기록과 증거를 보지 않은 제3자가 기소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한 대표 본인이 법사위에서 가장 많이 주장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과거 검사 한동훈은 증거와 법리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왔나. 만약 그런 검사들만 있다면 '광우병, 사드 전자파, 청담동 술자리, 후쿠시마 오염수'와 같은 괴담은 모두 기소돼 재판장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무엇보다 한 대표의 이번 발언은 명백한 자기모순이자 자기부정이다. 지금 와서 어떤 말을 하더라도 한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책임자"라며 "이성윤 검사장, 이원석 검찰총장, 그리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이 사건에 대해 기소를 못 했던 사건이다. 법무부 장관으로 1년 7개월 재직하며 진작 결론을 내야 했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 사진=김병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 사진=김병언 기자
권 의원은 "그때는 기소조차 못 했으면서, 이제 와서 '국민의 눈높이'를 운운하고 있다. 장관 시절 한 대표는 왜 '국민의 눈높이'를 존중하지 않았나. 그 시절 헌신짝이 왜 오늘은 금과옥조로 바뀌었냐"며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과 당 대표라는 지위에 따라 말이 바뀌고 있다. 여의도판 ‘한고집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권 의원은 또 "한 대표가 지휘했던 소위 ‘적폐 청산’ 수사는 왜 이렇게 무죄율이 높았나. 이른바 '여론 방향’에 따라 기소했기 때문이 아니겠나. 이미 한 대표는 법리가 아닌 여론에 휘둘린 결과를 겪어놓고도, 그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 아니다. 이제까지 이런 얄팍한 정치공학은 여지없이 실패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지금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과거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부디 과거를 거울로 삼아, 과거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0일 '검찰이 도이치 사건에 대해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것 같다'는 기자들의 말에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