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장기 투자 때만 저가매수"
상상인증권은 14일 삼성전자 주가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 전략은 초장기 투자자에만 국한되는 전략이라며 "시간과 기회비용 모두가 중요한 상대수익률에 명운을 건 대다수의 액티브 투자가(펀드매니저)에겐 삼성전자는 계속해서 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할 사주경계 대상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바닥권 주가에도 기회비용이 너무나 크다'라는 제목의 주식전략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낙폭 과대 주가와 최고위층의 반성문을 근거로 저가매수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주장하는 시장 일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이는 상당기간 시간 싸움이 가능하고 삼성전자 보유에 따른 추가 기회비용이 제한되는 초장기·극소수 개인투자가 일방에 국한된 단편적 전술 대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시장수익률이나 비교기업 주가와 비교해 반등 모멘텀이 제약받고 있어 당장 비중 확대를 시도하기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 우려와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반도체 업종 전반의 실적 눈높이 하향 조정 행렬과 함께 올 상반기 이전과 사뭇 다른 냉담한 주가·수급 반응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짚었다.



경기·업황 사이클 막바지에선 1등 주자만 시장의 선택을 받고, 파운드리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에서 실기한 삼성전자는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할 거라는 게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또한 테크 밸류체인(가치사슬) 내에서 중간재 성격을 지닌 범용 반도체에 특화된 삼성전자 특성상, 글로벌 투자·제조업 경기 회복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금리인하 사이클의 누적 효과와 미국 신임 행정부의 재정 부양책 등이 반영된 이후에서야 가능하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논쟁 격화와 삼성전자의 산업 지배력·경쟁력 약화 및 실적 불확실성 심화의 '삼중고' 국면에선 외국인 투자가의 수급 대응은 당분간 중립 이하의 경로를 따를 소지가 다분하다"고 예상했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