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헌 유일로보틱스 대표. 사진=원종환 기자
김동헌 유일로보틱스 대표. 사진=원종환 기자
직교로봇과 협동로봇, 다관절로봇은 국내에서 3대 산업용 로봇으로 꼽힌다. 평면 위에서 물체를 나르는 직교로봇은 자동화 생산라인 등에서 주로 활용한다. 사람과 일하는 협동로봇은 사람의 팔처럼 움직이는 다관절로봇과 함께 제조, 농업, 바이오 등 여러 산업에서 쓸 수 있는 '만능키'로 평가받는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유일로보틱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3대 산업용 로봇을 모두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직교로봇을 2015년 국산화한 데 이어 협동로봇과 다관절로봇을 2022년 자체 기술로 만들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3대 로봇 원스톱 제어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김동헌 유일로보틱스 대표는 "특히 국내 다관절 로봇 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적재하중에 따라 최소 10㎏부터 최대 250㎏까지 약 10여 개의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고 자부했다.

국내에서 50㎏ 이상 다관절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은 유일로보틱스와 HD현대로보틱스가 둘뿐이다. 그는 "직교로봇과 협동로봇도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대기업이 견줄 만한 성능을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2021년에는 각기 다른 산업용 로봇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놨다. 김 대표는 "모든 산업용 로봇에는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원스톱으로 제어할 수 있다"며 "사후관리나 유지 등이 용이해 시간과 비용을 3분의 1가량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선보인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공장의 생산 현황을 현장에 없어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팩토리를 모두 아우르는 생산관리시스템(MES) '링크팩토리 4.0'이 유일로보틱스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약 1600곳에 달한다. 관련한 기술 특허도 약 3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로봇 기술력 집약한 '청라 신공장' 내달 가동

다음 달에는 인천 청라 IHP 도시첨단산업단지 내에 2만 6446㎥(약 8000평) 규모의 신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인천 남동구에 있는 제1·2공장의 규모를 합한 것보다 4배를 웃도는 수치다.
사진=원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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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신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현재보다 생산력이 10배는 증가할 것"이라며 "평균 한 달이 걸리는 납기일을 20일 내외로 앞당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이미 확보한 신공장 인근 부지에도 2026년까지 생산 라인과 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봇 스타트업과의 협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아이엠지로보틱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로봇 산업은 한 기업이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을 만들어내며 성장할 수 없는 분야"라며 "우리 회사의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지그(로봇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기구)를 스타트업이 만들도록 하는 등 상생 협력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해 온 사출(성형) 주변기기의 생산 라인도 100% 자동화 공정을 2029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3년 내에 현재 매출의 20배 달성할 것"

사진=원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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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출기기 분야에서 20여년 넘게 일해 온 김 대표는 2010년 로봇 국산화의 꿈을 꾸며 회사를 차렸다. 김 대표는 "사출금형기기만을 만들던 초창기부터 당시 ‘로봇 불모지’인 한국에서 의미 있는 한 획을 긋고 싶었다"며 "2017년 로봇산업 진출을 본격화하며 지금까지 달려 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망에 대해 그는 "아직 모든 산업군에 로봇이 들어서지 않은 만큼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유일로보틱스는 올 2분기 83억원의 매출과 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9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2대 주주로 올라선 SK온 출신 임원이 회사에 합류하는 등 인적·물적 상황은 양호한 편"이라며 "반도체와 자동차, 2차전지 등에 특화한 로봇을 개발하며 3년 이내에 현재 매출의 20배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