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자원 독립' 에너지 금융 국제은행 설립 추진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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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산유국들이 대륙의 유전 개발 등 에너지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 자본을 가진 국제 금융기구 설립을 추진하며 기금 모금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프리카 수출입은행의 하이삼 엘 마예르기 글로벌 무역 담당 부사장 등을 인용해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석유 생산자 협회(African Petroleum Producers’ Organization)이 2025년을 목표로 에너지은행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에너지은행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나이지리아, 앙골라, 리비아 등 18개국은 각각 8300만 달러를 출자해 총 15억 달러 모금할 예정이다. 이는 아프리카 수출입 은행의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나머지는 35억달러는 중동의 부유한 국가와 은행 및 기관 현금이 풍부한 은행이나 연기금 등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자원 개발 프로젝트는 조 단위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프리카의 가난한 국가들은 대부분 서방의 오일메이저 기업의 자본이나 뉴욕 월가나 런던의 금융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몇몇 국가에서 국영기업을 세워 자금을 조달해도 기술이 없어 엑슨모빌이나 BP 등 석유 기업의 힘을 빌려야 한다. 서방 석유기업들이 자원을 개발하고 국가는 로열티만 받는 등의 계약이 이뤄질 경우엔 정부가 생산을 늘리고 싶어도 증산에 나서기 어렵다.
국영 석유 기업 등을 설립해 자체적으로 자원개발을 추진하려 해도 최근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환경 운동 열풍으로 국제기구가 자금을 대주지 않고 있다. 가난한 국가들은 자원이 있어도 자체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은행(WB)은 2019년부터 유전 개발에 자금지원을 중단했고,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조차도 화석 연료 프로젝트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2대 주주인 미국의 입김 때문이다. 마예르기 부사장은 "(아프리카에는) 갑자기 녹색으로 전환할 수 없는 개발 단계에 있는 국가들이 많다"며 "발전 인프라와 같은 아프리카의 다른 프로젝트에도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간 은행이 환경단체의 표적이 되자 계약을 취소한 사례도 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해 우간다 내륙에서 탄자니아 해안까지 원유를 수송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투자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철회했다. 유럽과 현지 환경 운동가들이 프로젝트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현지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이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서방 선진국과 중국·러시아 등이 온실가스를 대부분 배출하고 아프리카는 세계 탄소 배출량 증가에 거의 기여하지 않았다. 아프리카 대륙에선 6억 명이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거의 10억명이 여전히 숯과 장작과 같은 원시적인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있다. 아프리카 에너지 상공회의소(African Energy Chamber)는 "아프리카가 균형 잡히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천연자원을 개발할 '주권적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아프리카 각국 다음 달 초에 석유부 장관 회의를 열어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 본사를 둘 새로운 에너지 은행에 대한 계획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프리카 수출입은행의 하이삼 엘 마예르기 글로벌 무역 담당 부사장 등을 인용해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석유 생산자 협회(African Petroleum Producers’ Organization)이 2025년을 목표로 에너지은행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에너지은행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나이지리아, 앙골라, 리비아 등 18개국은 각각 8300만 달러를 출자해 총 15억 달러 모금할 예정이다. 이는 아프리카 수출입 은행의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나머지는 35억달러는 중동의 부유한 국가와 은행 및 기관 현금이 풍부한 은행이나 연기금 등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자원 개발 프로젝트는 조 단위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프리카의 가난한 국가들은 대부분 서방의 오일메이저 기업의 자본이나 뉴욕 월가나 런던의 금융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몇몇 국가에서 국영기업을 세워 자금을 조달해도 기술이 없어 엑슨모빌이나 BP 등 석유 기업의 힘을 빌려야 한다. 서방 석유기업들이 자원을 개발하고 국가는 로열티만 받는 등의 계약이 이뤄질 경우엔 정부가 생산을 늘리고 싶어도 증산에 나서기 어렵다.
국영 석유 기업 등을 설립해 자체적으로 자원개발을 추진하려 해도 최근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환경 운동 열풍으로 국제기구가 자금을 대주지 않고 있다. 가난한 국가들은 자원이 있어도 자체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은행(WB)은 2019년부터 유전 개발에 자금지원을 중단했고,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조차도 화석 연료 프로젝트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2대 주주인 미국의 입김 때문이다. 마예르기 부사장은 "(아프리카에는) 갑자기 녹색으로 전환할 수 없는 개발 단계에 있는 국가들이 많다"며 "발전 인프라와 같은 아프리카의 다른 프로젝트에도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간 은행이 환경단체의 표적이 되자 계약을 취소한 사례도 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해 우간다 내륙에서 탄자니아 해안까지 원유를 수송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투자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철회했다. 유럽과 현지 환경 운동가들이 프로젝트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현지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이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서방 선진국과 중국·러시아 등이 온실가스를 대부분 배출하고 아프리카는 세계 탄소 배출량 증가에 거의 기여하지 않았다. 아프리카 대륙에선 6억 명이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거의 10억명이 여전히 숯과 장작과 같은 원시적인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있다. 아프리카 에너지 상공회의소(African Energy Chamber)는 "아프리카가 균형 잡히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천연자원을 개발할 '주권적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아프리카 각국 다음 달 초에 석유부 장관 회의를 열어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 본사를 둘 새로운 에너지 은행에 대한 계획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