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AI 상용 서비스 시작한 어도비...전문가 정조준

어도비 맥스 2024 개최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 비롯해 100개 이상 서비스·기술 공개
'생성형 확장' 활용해 기존 영상 편집
프리미어 프로·웹으로 이날부터 서비스

어도비가 동영상 생성형 인공지능(AI)인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을 공개했다. 오픈AI,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동영상 생성형 AI를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제공하거나 기술만 공개한 것과 달리 어도비는 오픈 베타 서비스를 바로 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동영상 편집 서비스 시장 점유율 1위인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에 생성형 AI를 통합해 실제로 이 서비스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전문가들을 겨냥했다.

어도비는 14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 ‘어도비 맥스 2024’를 열었다. 어도비는 올해 행사에서 생성형 AI 파이어플라이를 비롯해 100가지 이상의 신기술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파이어플라이 동영상 모델을 활용해 제작한 영상의 스틸샷. 어도비 제공

가장 주목받은 기술은 동영상 생성형 AI인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이다. 어도비는 작년 3월 이미지 생성형 AI ‘파이어플라이 이미지 모델’을 공개한 이후 일러스트레이터를 위한 ‘파이어플라이 벡터 모델’,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는 ‘파이어플라이 디자인 모델’을 잇달아 내놨다. 어도비는 “지금까지 파이어플라이를 통해 130억장의 이미지가 생성됐다”고 설명했다.

파이어플라이 동영상 모델의 '텍스트 투 비디오' 기능을 이용해 만든 영상. 어도비 제공.

이날 공개한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은 창작자가 자연어로 구성된 프롬프트나 이미지를 이용해 동영상을 만드는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에 나온 생성형 AI도 제공하는 기능이다. 어도비가 차별점으로 내놓은 기능은 ‘생성형 확장’이다. AI의 힘을 빌려 영상에 효과를 넣는 것은 물론 영상의 뒷 내용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어도비는 “생성형 확장은 동영상 전문가에 의해, 동영상 전문가를 위해 만들어진 최초의 생성형 AI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파이어플라이 동영상 모델의 활용 사례. 어도비 제공

어도비는 생성형 AI를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동영상 편집 서비스인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에 기능을 통합했다. 동영상 편집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비디오 모델과 함께 이미지를 4배 빠르게 생성하는 파이어플라이 이미지3 모델의 최신 버전도 발표했다.

파이어플라이 동영상 모델의 '텍스트 투 비디오' 기능을 이용해 만든 영상. 어도비 제공.

안전한 AI 서비스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파이어플라이를 사용해 만든 콘텐츠에 콘텐츠 크리덴셜을 첨부해 콘텐츠를 작업하거나 시청하는 사람들이 콘텐츠 제작 과정과 AI 개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어도비는 “상업적으로 안전하도록 설계됐으며 어도비가 사용 권한을 가진 콘텐츠에 대해서만 학습하고 사용자의 콘텐츠는 학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은 이날부터 프리미어 프로와 웹 서비스를 통해 베타로 서비스된다.

이와 함께 포토샵에서 사람, 전선, 기둥 등 이미지의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새로운 방해 요소 제거 스마트 기술과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오브젝트, 이미지를 벡터로 더 쉽고 빠르게 변환할 수 있는 향상된 이미지 추적 같은 새로운 기술을 내놨다. 영상의 후반 작업을 공동으로 할 수 있는 ‘프레임닷아이오’와 소셜 미디어 광고, 마케팅 이메일, 디스플레이 광고 제작 시 사용하는 콘텐츠 공급망 관리 솔루션 ‘퍼포먼스 마케팅용 어도비 젠 스튜디오’의 정식 버전도 출시했다.

데이비드 와드와니 어도비 디지털 미디어 부문 사장은 “우리는 창작자들이 세상을 그릴 수 있는 강력한 새 붓을 제공하고 있다”며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도비는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가 마케팅, 인사, 영업 팀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를 앞두고 초대형 허리케인 ‘밀턴’이 마이애미가 속한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것에 대응해 어도비 재단은 미국 적십자사와 월드 센트럴 키친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복구 지원을 위해 행사 참석자와 후원자, 직원 기부금에 매칭하는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마이애미의 활기찬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고 지역의 소외된 크리에이티브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애미=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