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이소 안 가도 되겠네"…2030사이 인기 폭발한 이곳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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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수입 그릇 전문점 '인기'
저렴한 가격·다양한 디자인 입소문
"1인 가구 ↑, 합리적 소비 영향"
저렴한 가격·다양한 디자인 입소문
"1인 가구 ↑, 합리적 소비 영향"
"그릇에 그려진 강아지가 제가 키우는 강아지랑 닮고 크기도 마음에 들어서요. 밥공기로 쓰려고 2개 샀어요."
최근 성수역에서 창고형 그릇 가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수입 사기그릇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으로 작은 술잔이나 간장 종지도 1개씩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500원짜리 수저받침, 3000~5000원대의 술잔이나 밥공기 등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이 다양하다.
1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일대 한 그릇 가게. 30대 김모 씨는 구매한 그릇을 가리키면서 "성수역 주변을 구경하다가 눈에 띄어 들렀는데, 물건이 다양해 고르는 재미가 있다"며 들어 보였다. 주변 상인과 인근 직장인에 따르면 주말에는 성수역 일대 창고형 그릇 매장 두 곳이 모두 구경하러 온 손님으로 가득하고, 평일에도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대에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성수역 그릇 가게와 관련된 게시물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도 제품을 구매한 이들은 대부분 접시 1~2개, 물컵, 1인용 밥·국 공기 등 1~2인 가구에 적합한 제품을 구입한 모습이었다. 접시를 구매한 20대 인근 대학생 전모 씨는 "자취생이라 식기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집밥을 해먹을 땐 예쁜 그릇에 먹고 싶어 제품을 샀다"며 "제품 유형이 다양하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많아 그릇계 '다이소'같다. 살 게 없어도 구경하러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직원에 따르면 3000원짜리 물고기 술잔이 잘 팔리는 인기 제품이다. 술이나 차를 담았을 때 술잔 바닥에 그려진 물고기가 마치 어항 속을 헤엄치는 것처럼 보이는 이색 술잔이다. 4만원대로 고가의 그릇도 있었다. 직원은 "성수가 젊은 유동 인구가 많다 보니 합리적인 가격대이면서 이색적인 디자인인 소형 식기가 잘 나가는 편"이라고 전했다.
매장을 성수동에 낸 이유로는 "불경기라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싶었고, 젊은 1인 가구를 공략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유동 인구가 많아 덕분에 입소문도 빠르게 났다. 특히 2030세대가 일본 여행을 많이 다녀오면서,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일본풍 식기를 찾는 분들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30년 넘게 주방용품 업계서 근무하고 있다는 박 씨는 "1인 가구가 늘면서 '세트'의 개념으로 그릇을 한 번에 대량으로 구입하는 이들이 줄고 있음을 수년 전부터 체감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인구총조사 현황에 따르면 1인 가구 수는 2015년부터 전체 가구 형태 중 유일하게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인 가구 비율은 35.5%로, 모든 가구 유형 중 가장 비율이 높았다. 평균 가구원 수도 2000년 3.1명, 2010년 2.7명에서 지난해 2.2명까지 떨어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취 가구처럼 1인 가구가 늘면서 그릇의 판매 단위가 줄어든 대신 디자인 등 소비 취향이 다양해졌다"며 "특히 해당 매장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제품이 많아 지난 여행을 추억할 수 있어 2030세대가 선호하는 체험 소비에 걸맞은 사례"라고 진단했다.
창고처럼 제품을 쌓아놓고 판매하는 형태에 대해서는 "업주 입장에서는 운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좋고, 2030세대는 그릇더미들 사이에서 마음에 드는 그릇을 찾아내는 과정 자체를 즐거운 경험으로 여길 것"이라며 "명동의 빈티지 의류 가게와 같이 최근 번화가에서 많이 보이는 판매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최근 성수역에서 창고형 그릇 가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수입 사기그릇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으로 작은 술잔이나 간장 종지도 1개씩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500원짜리 수저받침, 3000~5000원대의 술잔이나 밥공기 등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이 다양하다.
1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일대 한 그릇 가게. 30대 김모 씨는 구매한 그릇을 가리키면서 "성수역 주변을 구경하다가 눈에 띄어 들렀는데, 물건이 다양해 고르는 재미가 있다"며 들어 보였다. 주변 상인과 인근 직장인에 따르면 주말에는 성수역 일대 창고형 그릇 매장 두 곳이 모두 구경하러 온 손님으로 가득하고, 평일에도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대에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성수역 그릇 가게와 관련된 게시물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3000원 물고기 술잔 잘 팔려
이날 오후 2시께 보슬비가 조금씩 내리는 흐린 날씨에도 그릇 매장은 꾸준히 붐비는 모습이었다. 매장 직원에 따르면 고객의 70%가량이 2030세대로 젊은 편이다. 점심시간을 틈타 구경 와봤다는 인근 직장인 30대 임모 씨는 "귀여운 디자인이 많아 구경하러 왔다"면서 "비싼 제품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그릇은 세트로 구매하면 필요 없는 디자인만 많은데, 이렇게 하나씩 딱 필요한 크기에 따라 취향에 맞는 제품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이 이 가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이날도 제품을 구매한 이들은 대부분 접시 1~2개, 물컵, 1인용 밥·국 공기 등 1~2인 가구에 적합한 제품을 구입한 모습이었다. 접시를 구매한 20대 인근 대학생 전모 씨는 "자취생이라 식기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집밥을 해먹을 땐 예쁜 그릇에 먹고 싶어 제품을 샀다"며 "제품 유형이 다양하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많아 그릇계 '다이소'같다. 살 게 없어도 구경하러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직원에 따르면 3000원짜리 물고기 술잔이 잘 팔리는 인기 제품이다. 술이나 차를 담았을 때 술잔 바닥에 그려진 물고기가 마치 어항 속을 헤엄치는 것처럼 보이는 이색 술잔이다. 4만원대로 고가의 그릇도 있었다. 직원은 "성수가 젊은 유동 인구가 많다 보니 합리적인 가격대이면서 이색적인 디자인인 소형 식기가 잘 나가는 편"이라고 전했다.
"그릇 판매 단위 점점 줄어"
성수역 일대서 매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는 박윤홍(59) 씨는 한경닷컴에 "3대째 그릇을 수입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는 도매 유통만 하다가 올해 3월 처음 소매 매장을 낸 것"이라며 "일본 현지에 사무실을 두고 현지 가마와 직접 거래하는 방식으로 유통 마진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매장을 성수동에 낸 이유로는 "불경기라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싶었고, 젊은 1인 가구를 공략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유동 인구가 많아 덕분에 입소문도 빠르게 났다. 특히 2030세대가 일본 여행을 많이 다녀오면서,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일본풍 식기를 찾는 분들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30년 넘게 주방용품 업계서 근무하고 있다는 박 씨는 "1인 가구가 늘면서 '세트'의 개념으로 그릇을 한 번에 대량으로 구입하는 이들이 줄고 있음을 수년 전부터 체감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인구총조사 현황에 따르면 1인 가구 수는 2015년부터 전체 가구 형태 중 유일하게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인 가구 비율은 35.5%로, 모든 가구 유형 중 가장 비율이 높았다. 평균 가구원 수도 2000년 3.1명, 2010년 2.7명에서 지난해 2.2명까지 떨어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취 가구처럼 1인 가구가 늘면서 그릇의 판매 단위가 줄어든 대신 디자인 등 소비 취향이 다양해졌다"며 "특히 해당 매장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제품이 많아 지난 여행을 추억할 수 있어 2030세대가 선호하는 체험 소비에 걸맞은 사례"라고 진단했다.
창고처럼 제품을 쌓아놓고 판매하는 형태에 대해서는 "업주 입장에서는 운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좋고, 2030세대는 그릇더미들 사이에서 마음에 드는 그릇을 찾아내는 과정 자체를 즐거운 경험으로 여길 것"이라며 "명동의 빈티지 의류 가게와 같이 최근 번화가에서 많이 보이는 판매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