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그룹 자회사인 전북은행이 광주은행에 이어 인터넷은행과 ‘공동대출’을 선보인다. 인터넷은행과의 협업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인구 감소 등 지역경제 위축에 따른 지방은행의 위기를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돌파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북銀, 카뱅과 공동대출 내놓는다…"인뱅 손잡고 지방소멸 위기 극복"

○플랫폼 통한 고객 확대 승부수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과 카카오뱅크는 금융위원회에 공동대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대출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에서 은행권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논의됐다. 모객력을 갖춘 인터넷은행과 대출 여력이 양호한 지방은행의 장점을 결합하면 더 낮은 금리의 은행권 대출을 금융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JB금융 자회사인 광주은행은 토스뱅크와 지난 8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공동대출 상품인 ‘함께대출’을 출시했다. 직장인 신용대출인 함께대출은 최저 연 4%대 금리를 앞세워 출시 1개월 만에 대출액 7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등 민관 금융권을 두루 경험한 김 회장은 2019년 회장 취임 후 플랫폼과 손잡는 ‘플러그인(Plug-In)’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은행의 저원가성예금인 요구불예금이 감소하는 데다 지역 경기 침체로 원화대출금 성장세도 한계에 달했다는 판단에서다. 지연·학연 등 순혈주의 문화가 강한 광주·전북은행의 디지털본부장에 신한은행 출신 부행장을 영입해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 그 덕분에 JB금융은 지방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과 비교해서도 외부 플랫폼과 가장 활발하게 제휴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2021년부터 네이버페이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고 적금과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 중이다. JB금융도 지난해 7월 대출 중개 핀테크 업체인 핀다와 손잡고 공동 상품과 대안 신용평가 모형 등을 개발하고 있다.

○4년 만에 순이익 150%↑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도 JB금융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캐피털업계의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JB우리캐피탈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1.4% 증가한 1236억원을 기록했다. 전북은행(1127억원) 순이익을 웃돌고 광주은행(1611억원)의 77%에 육박했다. 옛 대우자동차 계열사로 신차할부금융이 중심이던 JB우리캐피탈은 김 회장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중고차 금융과 기업·투자금융으로 전환하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플랫폼 제휴(광주·전북은행)와 기업금융 확대(JB우리캐피탈) 효과로 JB금융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김 회장 취임 직전인 2018년 2415억원에 그친 JB금융 순이익은 2022년엔 6010억원으로 4년 만에 148.9% 급증했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도 사상 최대인 6550억원에 달한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14.7%)과 총자산순이익률(ROA·1.17%) 등도 금융지주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김 회장은 26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체류 외국인을 새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JB금융은 연간 송금액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해외 송금 플랫폼 한패스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해 지방금융그룹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