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얄캐리비안그룹 홈페이지에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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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타기 전에 크루즈株 사자"…3년간 4배 오른 이 종목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주가 상승세를 보인 미국 여행주는 뭘까요. 미국 여행 대장주 부킹홀딩스? 새로운 숙박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에어비앤비? 아니면 글로벌 호텔 기업 힐튼월드와이드홀딩스? 전부 아닙니다.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종목은 로얄캐리비안그룹(RCL)입니다.이 회사는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본사를 두고 호화 여객선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입니다.

RCL은 2023년 초부터 이달 11일까지 296.82% 올랐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51.48% 올라 같은 기간 21.91% 오른 S&P500지수 상승률을 가뿐히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20억6800만달러였고, 올해엔 그 두 배인 41억3900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2020~2021년 내리 순손실을 봤지만 2023년 27억8400만달러로 영업이익이 껑충 늘었고, 올해엔 그보다 더 성장하는 건데요. 그래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RCL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은 14.89배로, 20배를 넘는 다른 주요 여행주보다 양호합니다.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크루즈 여행에 대한 수요는 최근까지 꾸준히 늘었습니다. 로이터는 지난 1일 '미국 크루즈 종목이 씨티은행의 강력한 성장 전망 평가 덕분에 상승했다' 기사에서 "미국인들이 최근 물건을 사는 데 쓰는 돈은 줄이면서도 좋은 경험과 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늘리고 있다"며 "저렴한 크루즈 여행에 대한 예약률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했습니다. 이 통신사는 "씨티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크루즈 교통량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최근 RCL이 크루즈 가격을 인상한 점에 비춰보면 내년 이후의 이 기업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RCL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줄곧 개선되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개월 전 38억4500만달러에서 3개월 전 40억4200만달러로 5.1% 늘었고, 최근까지는 2.4% 더 높아졌습니다. 최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도 확정 실적(28억8300만달러) 대비 43.6% 높은 수치입니다. 이 회사의 실적은 내년(46억1600만달러), 내후년(51억3000만달러)까지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도 이 회사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19.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앞으로도 당분간 20%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LSEG는 전망했습니다. 1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경쟁 업체 카니발(CCL)보다 양호합니다. 이런 높은 영업이익률은 넉넉한 현금흐름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44억7700만달러로, 같은 기간 매출액(139억달러)의 3분의 1에 달했습니다. 이런 현금흐름 덕에 RCL은 지난해 20억500만달러의 채무를 상환하고 38억9700만달러 상당의 유형자산을 늘리는 호시절을 보냈습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잭스가 지난 9일 게재한 '투자자들이 현재 RCL을 저평가하고 있나' 기사, 시킹알파가 지난 8월 게재한 'RCL은 매우 과소평가됐다' 기사 등도 이 종목이 가치주로서의 매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시킹알파는 이 기사에서 "일부 애널리스트는 RCL이 향후 5년 동안 주당순이익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회사를 이용하는 핵심 고객이 부유층이기 때문에 회사는 수요의 감소 없이 서비스 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