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식 칼럼] 北에 뜯긴 수조원대 자산, 손놓고 있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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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강산 南측 시설 멋대로 철거
우리 기업 투자 손실 2조3000억
南 지원받은 경의·동해선도 파괴
식량·원자재 차관도 안 갚아
돈 받기 어렵지만 원칙의 문제
유야무야 된다면 호구로 여길 것
홍영식 한국경제매거진 전문위원
우리 기업 투자 손실 2조3000억
南 지원받은 경의·동해선도 파괴
식량·원자재 차관도 안 갚아
돈 받기 어렵지만 원칙의 문제
유야무야 된다면 호구로 여길 것
홍영식 한국경제매거진 전문위원
북한 김정은은 2019년 10월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이라며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 그해 2월 하노이 미·북 회담이 빈손으로 끝나 제재 해제 기대가 수포로 돌아가면서다. 자체 관광 개발로 달러를 벌어들이겠다는 속셈이었다.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 온천장, 온천빌리지, 금강산펜션타운, 고성항 횟집, 온정각, 우리 정부 자산인 소방서 건물, 국내 기업 아난티가 운영한 골프장 8개 숙소동, 한국관광공사가 투자한 문화회관 등이 무단으로 줄줄이 해체됐다.
현대아산은 50년간 전권을 받고 종합관광단지 개발 계획을 추진하면서 금강산 지역 남측 시설을 건설했다. 투입된 자금은 시설 투자 2260여억원, 토지 및 사업권 6000여억원 등이다. 우리 정부 돈 7800여억원도 들어갔다. 현대아산과 아난티, 금강산 관광 사업에 참여한 다른 기업들의 투자 손실을 합하면 약 2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 폭파로 우리 정부는 447억원의 손실을 봤다. 개성공단에 들인 우리 정부와 민간의 투자 금액은 1조원이 넘는데, 북한의 무단 가동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멋대로 파괴하는 경의선·동해선 철도·육로 연결사업에는 우리 정부 차관 1억3290만달러가 지원됐다. 북한에 차관으로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돈은 이를 포함해 식량 7억2004만달러, 경공업 원자재 8000만달러 등 모두 9억3294만달러(약 1조2641억원)에 달한다. 이자와 지연배상금까지 더하면 10억달러를 넘는다. 모두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이뤄진 것으로, 국민 세금인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통해 제공됐다. 조건은 1~10년 거치 후 10년 또는 20년 분할 상환이다. 상환 시기가 도래한 지 오래지만, 북한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차관 계약 때 미상환에 대비한 장치는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부터 퍼주기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그러니 달리 손쓸 방도가 없다.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이 금강산 시설 파괴를 지시했을 때도, 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도 제대로 된 항의 한번 안 했고, 미상환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조원의 혈세를 북한에 갖다 바친 꼴을 만들어 놓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에 간간이 상환 의무를 주지시키지만,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는 안 한다.
물론 북한이 버티는 한 돈을 받기 희박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원칙의 문제다. 끊임없이 상환 요구를 하고,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상환 가능성 여부와 받을 수 있는 돈의 적고 많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북한이 돈을 떼먹고도 갚지 않는 불량 국가라는 사실과 대북 사업의 위험성을 국제사회에 주지시켜야 한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세계 곳곳에 숨은 북한 자산을 추적한 끝에 인도네시아에 억류된 선박을 찾아내 매각 대금 일부를 받았고, 미국 금융기관이 동결한 북한 자금 24만달러도 회수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미국 법원이 웜비어 부모에게 북한 화물선 강제 매각을 승인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나선 점이다.
우리는 어떤가. 한국에도 북한 자산이 있다. 2004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도해 만든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북한에 지급하려고 법원에 공탁한 저작권료가 30억원이 넘는다. 경문협이 2005년부터 국내 방송사로부터 북한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료를 대신 걷어 7억9000만원을 북한에 보내고 남은 돈이다. 탈북 국군 포로들이 경문협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공탁금을 압류해 배상금으로 주라는 추심명령을 내렸다. 경문협은 불복해 소송했고, 항소심은 경문협 손을 들어줬다. 공탁된 돈은 북한 정권이 아니라 북한 개인과 단체 돈이라는 취지다. 조선중앙TV 영상 등 북한에서 선전 도구로 쓰인 저작물은 북한 당국의 것으로 보는 게 상식인데,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이다.
이제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의지의 문제다. 웜비어 부모도 개인 차원에서 세계를 훑는데 못할 이유가 어디 있나. 기초적인 거래 관행조차 무시하고 우리 정부와 기업 자산을 멋대로 파괴하는데도 유야무야 지나간다면 우리 돈을 호구로 여기는 북한의 못된 버릇은 영원히 고치지 못한다.
현대아산은 50년간 전권을 받고 종합관광단지 개발 계획을 추진하면서 금강산 지역 남측 시설을 건설했다. 투입된 자금은 시설 투자 2260여억원, 토지 및 사업권 6000여억원 등이다. 우리 정부 돈 7800여억원도 들어갔다. 현대아산과 아난티, 금강산 관광 사업에 참여한 다른 기업들의 투자 손실을 합하면 약 2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 폭파로 우리 정부는 447억원의 손실을 봤다. 개성공단에 들인 우리 정부와 민간의 투자 금액은 1조원이 넘는데, 북한의 무단 가동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멋대로 파괴하는 경의선·동해선 철도·육로 연결사업에는 우리 정부 차관 1억3290만달러가 지원됐다. 북한에 차관으로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돈은 이를 포함해 식량 7억2004만달러, 경공업 원자재 8000만달러 등 모두 9억3294만달러(약 1조2641억원)에 달한다. 이자와 지연배상금까지 더하면 10억달러를 넘는다. 모두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이뤄진 것으로, 국민 세금인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통해 제공됐다. 조건은 1~10년 거치 후 10년 또는 20년 분할 상환이다. 상환 시기가 도래한 지 오래지만, 북한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차관 계약 때 미상환에 대비한 장치는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부터 퍼주기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그러니 달리 손쓸 방도가 없다.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이 금강산 시설 파괴를 지시했을 때도, 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도 제대로 된 항의 한번 안 했고, 미상환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조원의 혈세를 북한에 갖다 바친 꼴을 만들어 놓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에 간간이 상환 의무를 주지시키지만,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는 안 한다.
물론 북한이 버티는 한 돈을 받기 희박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원칙의 문제다. 끊임없이 상환 요구를 하고,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상환 가능성 여부와 받을 수 있는 돈의 적고 많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북한이 돈을 떼먹고도 갚지 않는 불량 국가라는 사실과 대북 사업의 위험성을 국제사회에 주지시켜야 한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세계 곳곳에 숨은 북한 자산을 추적한 끝에 인도네시아에 억류된 선박을 찾아내 매각 대금 일부를 받았고, 미국 금융기관이 동결한 북한 자금 24만달러도 회수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미국 법원이 웜비어 부모에게 북한 화물선 강제 매각을 승인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나선 점이다.
우리는 어떤가. 한국에도 북한 자산이 있다. 2004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도해 만든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북한에 지급하려고 법원에 공탁한 저작권료가 30억원이 넘는다. 경문협이 2005년부터 국내 방송사로부터 북한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료를 대신 걷어 7억9000만원을 북한에 보내고 남은 돈이다. 탈북 국군 포로들이 경문협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공탁금을 압류해 배상금으로 주라는 추심명령을 내렸다. 경문협은 불복해 소송했고, 항소심은 경문협 손을 들어줬다. 공탁된 돈은 북한 정권이 아니라 북한 개인과 단체 돈이라는 취지다. 조선중앙TV 영상 등 북한에서 선전 도구로 쓰인 저작물은 북한 당국의 것으로 보는 게 상식인데,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이다.
이제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의지의 문제다. 웜비어 부모도 개인 차원에서 세계를 훑는데 못할 이유가 어디 있나. 기초적인 거래 관행조차 무시하고 우리 정부와 기업 자산을 멋대로 파괴하는데도 유야무야 지나간다면 우리 돈을 호구로 여기는 북한의 못된 버릇은 영원히 고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