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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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을 신임 주(駐)중국 대사로 14일 내정했다. 윤 대통령 측근 중 한 명인 김 전 실장의 주중 대사 부임으로 한·중 관계가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는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격변하는 동북아시아 질서에서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외교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내정 배경에 대해 정 실장은 “김 내정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및 무역 갈등 해소 등 중국과 경제 협력 사업을 추진한 정책 경험이 풍부하다”며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한·중 관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중국의 사회·역사·문화에 천착했을 뿐 아니라 수준급의 중국어 구사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기획예산처 재정운용실장(현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 및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현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다.

외교가에서는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냉랭하던 한·중 관계는 지난 5월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회복되고 있다. 양국은 이후 두 달 간격으로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등 고위급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양국 외교부 장관들은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고위급 교류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중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발표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신임 주중 대사로 전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내정한 것은 활발히 가동되고 있는 한·중 고위급 교류의 흐름을 이어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 수 있도록 양국 관계를 다지는 게 김 내정자의 주요 역할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이후 한국을 찾은 적이 없다.

도병욱/김동현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