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사회 장악 예고한 MBK…최윤범측 "게임 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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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연합 공개매수 종료
고려아연 지분 5.34% 확보
기관들,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법적 리스크 있다고 판단한 듯
MBK연합 의결권 45.04%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하기 위해
장내 매수·우호 지분 설득할 듯
최 회장측, 현대차 등 우군 단속
새로운 백기사 끌어들일 가능성
고려아연 지분 5.34% 확보
기관들,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법적 리스크 있다고 판단한 듯
MBK연합 의결권 45.04%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하기 위해
장내 매수·우호 지분 설득할 듯
최 회장측, 현대차 등 우군 단속
새로운 백기사 끌어들일 가능성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유통 주식 물량의 20% 안팎을 들고 있는 기관투자가 중 5.34%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매수에 ‘법적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 MBK 연합의 손을 들어준 결과다.
이에 따라 75년 동안 이어온 영풍과 고려아연의 공동경영은 MBK 주도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막을 내릴 공산이 커졌다. 경영권 분쟁에 승리하기 위해 최 회장 측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만큼 고려아연의 미래사업 투자 여력이 마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오는 23일까지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고려아연 자사주 및 베인캐피탈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지분은 14.66%다. 유통물량 20%에서 MBK가 매수한 5.34%를 뺀 수치다. 베인캐피탈 지분을 뺀 신규 자사주(12.16%), 기존 자사주(2.40%), 경원문화재단(0.04%) 지분을 고려하면 의결권 없는 주식 비중은 14.6%가 된다. 의결권 있는 주식(85.4%)으로 환산하면 MBK·영풍 연합은 총 45.04%의 의결권을 확보해 과반에 바짝 다가선다.
주주총회에서 승기는 MBK·영풍 연합이 잡을 것이란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모든 주주가 주총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MBK·영풍 연합이 주주가 여럿인 최 회장 측보다 세 규합이 쉬워서다.
특히 최 회장 우군으로 분류된 현대자동차그룹(지분율 5.05%)이 아직까지 별다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총에서 고려아연 손을 들어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가 주총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결권 있는 지분은 전체의 80.35%로 낮아져 MBK·영풍 연합의 의결권 지분은 47.88%로 올라간다. 업계 관계자는 “3~4%를 보유한 패시브 펀드 등이 주총에서 표를 행사하지 않으면 MBK·영풍 연합이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당수 기관투자가가 공개매수 가격이 낮은 MBK·영풍 연합의 청약(주당 83만원)에 응한 것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주당 89만원)가 법적 리스크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매수할 수 있는 금액이 6조986억원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MBK·영풍 측이 법원에 자사주 매수금지 가처분 신청을 걸어서다.
“임의 적립금을 자사주 매수에 쓰려면 주총에서 승인받아야 한다”는 MBK·영풍 연합의 논리를 상당수 기관투자가가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21일 전후에 나오는데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 마감일은 23일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측에 나눠서 청약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과 여론전을 통해 국민연금을 우군으로 끌어들일 가능성도 있다.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편에 서면 단번에 MBK 연합의 지분을 앞설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 등 패시브펀드가 최 회장 측의 자사주 매수에 응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의결권 있는 지분은 80.06%로 줄어들고 MBK 연합의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48.05%로 올라간다. 최 회장 측이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 금액을 늘리거나 새로운 투자자를 끌고 올 가능성도 있다.
김형규/김우섭/성상훈 기자 khk@hankyung.com
이에 따라 75년 동안 이어온 영풍과 고려아연의 공동경영은 MBK 주도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막을 내릴 공산이 커졌다. 경영권 분쟁에 승리하기 위해 최 회장 측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만큼 고려아연의 미래사업 투자 여력이 마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막 내린 75년 공동경영
MBK·영풍 연합은 14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5.34%의 주주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MBK·영풍 연합은 영풍 측이 보유한 기존 지분율(33.13%)을 합쳐 총 38.47%를 손에 쥐게 됐다. 최 회장 측은 오너 일가 지분과 기존 우호 지분, 영풍정밀 보유지분 등 34.05%에 베인캐피탈이 매수하는 지분(2.5%)을 합쳐 36.55%가 될 예정이다.오는 23일까지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고려아연 자사주 및 베인캐피탈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지분은 14.66%다. 유통물량 20%에서 MBK가 매수한 5.34%를 뺀 수치다. 베인캐피탈 지분을 뺀 신규 자사주(12.16%), 기존 자사주(2.40%), 경원문화재단(0.04%) 지분을 고려하면 의결권 없는 주식 비중은 14.6%가 된다. 의결권 있는 주식(85.4%)으로 환산하면 MBK·영풍 연합은 총 45.04%의 의결권을 확보해 과반에 바짝 다가선다.
주주총회에서 승기는 MBK·영풍 연합이 잡을 것이란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모든 주주가 주총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MBK·영풍 연합이 주주가 여럿인 최 회장 측보다 세 규합이 쉬워서다.
특히 최 회장 우군으로 분류된 현대자동차그룹(지분율 5.05%)이 아직까지 별다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총에서 고려아연 손을 들어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가 주총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결권 있는 지분은 전체의 80.35%로 낮아져 MBK·영풍 연합의 의결권 지분은 47.88%로 올라간다. 업계 관계자는 “3~4%를 보유한 패시브 펀드 등이 주총에서 표를 행사하지 않으면 MBK·영풍 연합이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BK·영풍, 이사회 장악 나서
MBK·영풍 연합은 이른 시일 안에 임시 주총을 열고 고려아연 이사진 과반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이사는 현재 13명인데, 정관에는 이사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MBK·영풍 연합이 신규 이사를 12명 이상 선임하면 기존 이사인 장형진 영풍 고문과 함께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MBK·영풍 연합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추가적으로 장내 매수, 우호 지분 설득 등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상당수 기관투자가가 공개매수 가격이 낮은 MBK·영풍 연합의 청약(주당 83만원)에 응한 것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주당 89만원)가 법적 리스크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매수할 수 있는 금액이 6조986억원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MBK·영풍 측이 법원에 자사주 매수금지 가처분 신청을 걸어서다.
“임의 적립금을 자사주 매수에 쓰려면 주총에서 승인받아야 한다”는 MBK·영풍 연합의 논리를 상당수 기관투자가가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21일 전후에 나오는데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 마감일은 23일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측에 나눠서 청약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 우호지분 확보 총력
최 회장 측은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선적으로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 현대차와 LG화학, 한화 등 우호 지분의 이탈표 단속에 나설 전망이다. 의결권 기준 지분율이 42.79%로 MBK 연합(45.04%)보다 2.25%포인트 낮은 상황에서 백기사의 이탈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중립을 지키려는 백기사 설득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정치권과 여론전을 통해 국민연금을 우군으로 끌어들일 가능성도 있다.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편에 서면 단번에 MBK 연합의 지분을 앞설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 등 패시브펀드가 최 회장 측의 자사주 매수에 응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의결권 있는 지분은 80.06%로 줄어들고 MBK 연합의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48.05%로 올라간다. 최 회장 측이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 금액을 늘리거나 새로운 투자자를 끌고 올 가능성도 있다.
김형규/김우섭/성상훈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