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요 둔화·이스라엘 '저강도 보복' 소식에 유가 5% 급락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14일(현지시간) 중국 원유 수요 둔화 우려에 한 번, 이스라엘이 이란 보복 공격 강도를 낮출 것이라는 보도에 한 번 떨어지며 총 5% 가량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만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4.89% 하락한 배럴 당 71.86달러에 거래됐다.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은 런던ICE거래소에서 4.97% 하락한 75.11달러를 기록했다.
中 수요 둔화·이스라엘 '저강도 보복' 소식에 유가 5% 급락 [오늘의 유가]
세계 원유 수요를 감소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보고서가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OPEC은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서 올해 국제 원유 수요 증가 폭을 기존 하루 203만배럴에서 193만배럴로 수정했다. 2025년은 193만배럴에서 164만배럴로 낮춰 잡았다. 이는 세 번째 연속 하향 조정이다.

OPEC은 항공 여행과 산업·건설·농업 활동 호조로 원유 수요가 팬데믹 이전인 하루 평균 140만배럴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중국의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기존 하루 65만배럴에서 58만배럴로 낮췄다.

올해 첫 9개월 간 중국의 원유수입량은 작년보다 3% 가까이 줄어든 1099만배럴로 집계됐다.
지난 12일 중국 재정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활성화를 위한 특별국채 발행 및 재정적자 확대 의지를 드러냈으나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오스트리아 빈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사 앞에 있는 OPEC 로고. 로이터
오스트리아 빈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사 앞에 있는 OPEC 로고. 로이터
무케시 사데브 리스타드에너지 상품시장 책임자는 "(경기 부양책에 대한) 명확한 일정이 없고 소비 부진과 인프라 투자 의존도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없다"라며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모호성만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OPEC 보고서 발표 이후 전거래일 대비 2% 가량 하락한 국제 유가는 미국 동부시간 오후 5시께 다시 한번 급락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원유 시설이 아닌 군사시설을 타격할 계획이라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가 나오면서다.

WP는 이날 미 관료들을 인용해 지난 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할 때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면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이 확전될 가능성이 크고, 원유 시설을 타격할 경우 국제 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관료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전보다 온건한 입장을 취하게 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약속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은 그 댓가로 몇 주 안에 레바논 작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에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앞서 에너지시장조사업체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는 이스라엘이 이란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하면 지금보다 유가가 배럴 당 13달러,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 최대 28달러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