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과 목동에서 수학학원 강사로 일했습니다. 한 달 실수령으로 400~600만원정도 벌었는데, 행복하지 않았어요. 주 6일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느 순간 내 삶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20대에 목돈 1억원을 만들고 곧바로 퇴사했죠. 이 돈이 나를 위해 일을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셰어하우스를 얻었습니다. 보증금 500만~2000만원으로 총 3채를 얻었죠. 매달 230만원의 현금흐름이 나오자 자신감이 생겼죠. 어느새 단기 임대 등 매물 16개를 운영하면서 학원 강사로 일할 때만큼의 순수익을 벌고 있습니다. (웃음)"
여성수 씨가 운영하고 있는 단기임대용 오피스텔 내부 모습.  인테리어는 깔끔하게 최소한만 투자하는 것이 수익의 비결이라고 한다.
여성수 씨가 운영하고 있는 단기임대용 오피스텔 내부 모습. 인테리어는 깔끔하게 최소한만 투자하는 것이 수익의 비결이라고 한다.
오피스텔 전·월세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를 얻으려는 수요가 하락하면서 매물들이 늘고 있다. 월세로 전환하자니 매달 100만원 이상을 낼 수 있는 수요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그 틈새를 단기 임대와 같은 '주세'가 파고들고 있다. 이사나 출장 등으로 단기로 거주할 공간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단기임대로 거주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배우 김고은 씨가 유튜브에 등장해 촬영 중에 2개월 동안 기장에서 호텔 대신 아파트를 얻어 생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호텔을 이용하는 것보다 집을 단기 임대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작년 기준으로 전국 매물도 어느새 2만개가 넘으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를 통해 오피스텔 16채를 운영 중인 이에게 노하우를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단기 임대 16채를 운영하는 부자꿈틀(닉네임.여성수·30) 입니다. ROTC 전역 후에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수학 강사를 시작했어요. 한 달에 실수령으로 400~600만원 정도 받았는데, 평소에는 하루에 12시간씩, 주 6일을 일했습니다. 방학 때는 하루에 4시간 자면서 18시간 일했죠. 그러다 중간에 멘탈이 무너졌죠. 어느 순간 내가 학생들의 삶을 대신 살아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나를 위한 삶을, 나의 내일을 위해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렇게 4년 동안 자본 1억을 모으고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여성수 씨가 셀프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모습.
여성수 씨가 셀프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모습.
Q. 가장 먼저 셰어하우스를 시작했다고요.
"소액 자본으로 시작하기 위해 우선 셰어하우스를 두 군데 정도 열었어요. 보증금으로 약 3000만원 정도 들였는데, 생각보다 수익이 괜찮더라고요. 지역은 합정 1곳, 회기역 1곳이었어요. 에어비앤비나 공간 대여보다 진입 장벽이 낮았고,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경쟁도 심하지 않았어요. 3~6개월 단위로 계약했는데, 에어비앤비는 짧게는 하루 단위로 계약하잖아요. 그래서 셰어하우스는 한 번 계약하면 기간이 길어 관리적인 면에서 이점이 있었어요."

Q. 자본이 적게 들어가는군요.
"1호점 합정동의 경우 보증금 2000만원에 시설비용으로 500만원을 들였습니다. 소파, 식탁, 테이블, 침대, 행거, 옷장, 침구류 등을 구비했어요. 방은 총 3개로, 2인실 두 개와 1인실 한 개였는데요, 주위 원룸 가격과 비슷한데도 사람들이 들어와 신기했죠. 아마 여성 전용으로 운영해서 그런 것 같아요. 이게 틈새 수요였던 거죠. 관리비도 2~3만원 수준이라, 일반 원룸의 5~10만원보다 훨씬 저렴해요. 대학생들에게는 큰 이점이죠. 주방도 넓어서 직접 요리해 먹으니 식비 절약도 가능했고요. 이렇게 3개 호점을 운영하면서 매달 230만원 정도의 수익이 들어왔습니다."

Q. 매물 양도를 하셨다고요.
"회기역 2호점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 3호점은 500만원에 가능했어요. 게다가 원룸 4개짜리 공간이니 방도 합정 1호점 한 개 더 많았죠. 상대적으로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아 양도를 결심했습니다. 매물을 내놓자마자 곧바로 나갔어요. 3000만원 목돈으로 매달 100만원의 현금흐름을 만들기 원하는 수요가 있구나, 환금성도 있다는 것을 느꼈죠."

Q. 단기임대로 넘어가셨다고요.
"해외에서 주세를 받는데, 한국도 곤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23년 7월 말에 신용산역 근처 오피스텔 매물을 얻어 전대차 동의를 받았죠. 당시 전세 사기 대란 여파로 오피스텔 매물을 찾는 사람이 없던 시기였어요. 월세 140만원짜리를 126만 원에 임차할 수 있었죠. 보증금도 필요 없었습니다. 연세처럼 월세를 한 번에 1년 치를 내기만 하면 됐으니까요. 가장 큰 난관은 집주인 동의를 얻는 것이었는데, 저는 법인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신용을 얻을 수 있었죠."

Q. 16개 매물의 청소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앱을 통해서 관리하기 때문에 별도 매니저가 필요 없어요. 청소는 알바를 고용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알바는 주로 당근마켓을 통해 구하고요. 매뉴얼대로 한두 번 교육한 후에 지점별로 맡기고 있습니다. 청소는 보통 2~3주에 한 번씩, 3시간 정도 진행하는데, 시급은 1만 원이에요. 만약 빨래를 하게 되면 세탁 비용이 별도로 1만2000원~1만7000원 정도 추가로 들어가고 있죠."
여성수 씨가 운영하고 있는 단기임대용 오피스텔 내부 모습.  인테리어는 깔끔하게 최소한만 투자하는 것이 수익의 비결이라고 한다.
여성수 씨가 운영하고 있는 단기임대용 오피스텔 내부 모습. 인테리어는 깔끔하게 최소한만 투자하는 것이 수익의 비결이라고 한다.
Q. 매물을 구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첫 번째는 매물 구하는 데 대한 확신을 가지는 거예요. 저는 종일 매물을 보면서 직장이나 병원 같은 수요를 분석해요. 그런 곳이 확률이 높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률 같은 수치예요. 저는 수학 강사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좀 더 분석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어요. 역세권 매물만 보는데, 단기 임대를 이용하는 분 중에는 차가 없는 분들이 많고, 외국에서 오신 분들도 있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로, 오피스텔이 좋은 이유는 풀옵션이라는 점이에요. 집기류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니까 초기 비용이 낮아요. 원룸 오피스텔 같은 경우는 침대 하나만 놓아도 수요가 많고, 임대료도 낮게 운영할 수 있어요. 높은 계약률을 보이고요. 주변 환경도 빌라보다 오피스텔이 더 좋죠.

세 번째로, 너무 저렴한 매물만 찾기보다는 집주인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해요. 단기임대가 장기월세보다 집 관리적인 측면에서 유리한 점을 어필할 수도 있고요, 월세 몇만 원을 더 지불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어요. 좋은 컨디션의 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네 번째로, 에어비앤비와 다르게 단기 임대는 예쁘게 꾸며서 주세를 올려받는 것이 어려워요. 가성비로 접근해야 수익률이 좋아져요. 인테리어에 큰 비용을 쓰지 말고, 가성비 좋은 물품으로 세팅하는 게 좋습니다."

Q. 월 매출은 어느 정도 발생하시나요.
"최근 1년 동안 월 500만 원의 순수익을 내고 있어요. 매월 균일하게 수익이 나진 않아요. 그래서 70만원 수익이 나던 집이 20만원 나기도 하고요. 전체 평균으로 보면 호수당 최소 수익이 50만원 정도는 나오는 편이에요."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대에 퇴사를 결심한 후 겪은 단기 임대 경험과 노하우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매달 10~20명 정도 컨설팅하고 있죠. 강연을 듣는 분들의 연령층도 30대, 40대, 50대로 다양해요. 현재 저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다양한 온라인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여기에서 성장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성공을 발판으로 더 높은 단계로 넘어가고 싶습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찾는 '프로 N잡러'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엮은 책 <나는 회사 밖에서 월급보다 많이 법니다>는 서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