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여의도 사옥. 사진=신한투자증권 제공
신한투자증권 여의도 사옥. 사진=신한투자증권 제공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이 130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낸 데 대해 사장 직속 비상대책반을 공식 가동하기로 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전날 회사 내부망을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을 위한 선물매매 과정에서 과대 손실이 발생한 사고에 대해 "최고경영자(CEO)로서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8월 초 ETF LP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선물옵션부에서 본래의 목적과 허용된 범위를 넘어서는 장내선물 매매가 있었다"며 "당시 시장의 급락 상황 속에서 대규모 매매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손실을 감추고자 관련 내용을 손익 집계 및 보고에서 누락했고, 이를 위한 반대 포지션 스왑 거래를 허위로 등록했다"며 "이렇게 누락된 손실과 허위 스왑 포지션은 9월말 기준 분기 결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CEO로서 제 자신을 반성하고 책임을 크게 통감한다"며 "이제 회사는 본 위기상황을 수습하고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는데 최우선으로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가동되는 비상대책반은 사고가 발생한 홀세일부서를 비롯해 각 부서 임원들로 구성되며 김 사장이 직접 반장을 맡는다.

앞서 지난 11일 신한투자증권은 ETF LP 업무 목적과 무관한 장내 선물 매매로 인해 1300억원으로 추정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금융사고는 지난 8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발생했다.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를 전후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으며, 이를 감추기 위해 허위 스와프 거래를 등록하는 등의 행위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신한투자증권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26개 증권사와 주요 자산운용사의 파생상품 거래 관련 전수점검에도 돌입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