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달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되레 0.04%포인트가량 오른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4개월 만에 상승하면서다.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딜 것이란 전망에 당분간 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 9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로 8월(3.36%)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가 상승한 것은 5월(3.56%) 후 4개월 만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금리가 반영된다. 미국의 9월 고용시장이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평균 금리는 지난달 13일 연 3.145%에서 이달 14일 연 3.304%로 뛰었다.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의 조달 비용이 상승해 코픽스가 오른다.
코픽스 상승에 따라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도 올라간다. 국민은행은 16일부터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4.71~6.11%에서 연 4.75~6.15%로 0.04%포인트 인상한다. 전세대출(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도 연 4.44~5.84%에서 연 4.48~5.88%로 오른다. 우리은행 역시 이날부터 주담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를 연 5.31~6.51%에서 연 5.35~6.55%로 올린다.
은행권은 은행채 등 시장금리를 반영해 혼합형·주기형 주담대 금리도 인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혼합형·주기형 주담대 금리 상·하단을 전주보다 0.16%포인트 올린 연 4.15~5.55%로 책정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도 주춤하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달 10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8068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603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