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 14일 오후 3시 17분

기업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韓 세계국채지수 편입 훈풍…이달 회사채 수요예측 20곳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기업 20여 곳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신용등급 A급(A-~A+) 기업의 회사채 발행 작업이 활발하다. 이날 회사채 수요예측을 시행한 대한항공(A-), 한화에너지(A+)는 ‘완판’에 성공했다. BBB급(BBB-~BBB+) 기업은 자투리 자금 확보를 계획 중이다. 한진(BBB+), 이랜드월드(BBB)가 각각 400억원, 300억원어치 회사채를 찍을 예정이다. AA급(AA-~AA+) 우량 기업 중에는 연합자산관리(AA), 에쓰오일(AA) 등이 기관투자가 등 ‘큰손’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금융회사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개인투자자 등 리테일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아 흥행 가능성이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최대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최대 4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은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시중 유동성이 회사채 시장으로 유입되는 배경이다. WGBI 편입 수혜도 기대되는 요소다.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국채 금리 하락(국채값은 상승)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국채를 매입했던 국내 기관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매력이 높아진 회사채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각종 호재에도 실적이 부진하거나 신용도가 흔들리는 기업들은 여전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유화학업체인 여천NCC가 지난 10일 열린 1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된 게 대표적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기업들에 대한 경계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