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친한(親한동훈)계가 주장한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의 인맥, 이른바 '한남동 라인'으로 거론된 인사를 직접 목격했다고 지난 15일 주장했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 라인 의혹을 전면 일축한 가운데 나온 주장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진 교수는 이날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서 한남동 라인 중 한 명으로 거론된 A 행정관을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윤석열 대통령 내외 거주 호실에서 직접 목격했다고 밝히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진 교수는 "아크로비스타에서 모임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A 행정관을 직접 봤다"며 "처음에는 (A 행정관이) 그냥 허드렛일이나 잡일을 하는 머슴인 줄 알았다. 그날도 모임이 끝나고 나를 차로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줬던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진 교수는 이어 "어느 순간 용산(대통령실)에 들어가 있더라. 이분이 지금 (대통령실의) 상당한 실력자로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며 "정치권에 오래 있던 사람들은 기본 베이스가 있지만 (A 행정관은) 이런 게 전혀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위세를 부리고 있다면 위험한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한남동 라인의 존재 주장을 일축한 데 대해선 "거짓말"이라며 "보수 언론도 (한남동 라인을) 얘기하는데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처리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는 사람들이 참 한심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을 하듯 여기는 그냥 '여사 방탄'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대통령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대통령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김 여사를 겨냥해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닌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이 오해하고 언론이 기정사실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정 신뢰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발언은 지난 12일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한남동 라인을 정리하라고 압박한 데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됐다.

친한계는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 내외를 돕거나 수행했던 인사 중 7명 안팎이 현재 대통령실 비서관·행정관으로 기용돼, 김 여사의 곁에서 직무 범위를 벗어난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이를 일컫는 한남동 라인에 대해 "이들이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할 때 '여사님의 뜻'이라는 식으로 포장하면서 했다는 게 여러 기자의 공통된 증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내외 측근 인사들이 '비선'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친한계의 주장이다. 대통령실은 이를 전면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했다. 또 한 대표가 '한남동 라인' 인사 청산을 요구한 데 대해선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서 인적 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딨는가"라고 했다.

친윤(親윤석열)계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권성동 의원은 전날 "한 대표의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 발언 직후 소위 친한계 인사들의 '한남동 7인회'와 같은 발언이 익명을 타고 언론을 장식했다"며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집권여당 대표가 (재보선) 투표일을 앞두고 (한남동 라인을) 거론하면 지지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