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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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국내 건설주들이 상승세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 3분기 실적 전망이 낮아진데다 부동산 매매 시장도 아직 활기를 찾지 못해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건설' 지수는 최근 1개월(9월13~10월15일) 사이 5.04%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업종 지수 가운데 하락률 1위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39% 올랐다.

건설주 상장지수펀드(ETF)들도 부진했다.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레버리지·인버스 제외) ETF 가운데 1개월 수익률 '꼴찌'는 'TIGER 200 건설'이었다. 최근 한 달 사이 이 ETF는 6.34% 하락했다. 비슷한 ETF인 'KODEX 건설'도 같은 기간 4.04% 빠졌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이 기간 17.6%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고 이어 삼성E&A(-10.14%), 대우건설(-5.63%) 등의 순서였다.

건설주는 부동산 대출 금리, 자금조달 금리가 실적에 영향을 끼쳐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힌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이 잇달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최근 건설주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주택건설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건설주들의 3분기 실적 전망이 낮아지자 주가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사 대장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개월 전 1706억원에서 최근 1475억원으로 13.54% 낮아졌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645억원에서 475억원으로 1개월 사이 26.35% 하향됐다. GS건설도 기존 대비 2.7% 가량 전망치가 내려갔다.

현대건설은 반포 재개발 공사에서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어 실적이 기대를 밑돌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비주택사업인 지식산업센터가 초과 공급이 이어져 일회성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 매매 심리가 대출규제 강화로 최근 하락한 점도 건설주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6.0포인트로 전월(122.1) 대비 하락했다. 서울은 8월(140.5)보다 14.7포인트 급락해 125.8포인트로 내려왔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이어질 주택지표 둔화, 업체들의 부진한 3분기 실적으로 건설주 주가가 단기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하 이후 주택 대기수요가 나타난다면 내년부터 주가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