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사이트 브리핑입니다.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실적 쇼크 여파 우리 시장 영향도 작지 않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ASML 실적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ASML의 올 3분기 순이익은 20억 8,000만 유로를 기록했습니다. 시장 예상치 18억 9,000만 유로를 상회했습니다. 실적과 매출 총이익률은 50.8%로 올라섰습니다. 문제는 내년 실적 전망이었습니다. 4분기 매출은 88~92억 유로로 추정치인 89억 5,000만 유로에 부합했지만, 내년 연간 순매출은 300~350억 유로로 앞서 전망했던 400억 유로보다 많게는 100억 유로 낮았습니다. 이에 따라 54~56%로 예상하던 내년 마진율 전망도 51~53%로 내렸습니다. 한편, 당초 이번 실적 발표는 내일(현지시간 16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하루 앞선 이날(15일) 자사 웹사이트에 3분기 실적이 공개됐고, 현재 이 자료는 삭제됐습니다.

<앵커>

실적 전망치가 좋지 않게 나왔다는건데, 예상보다 실적 전망치가 대폭 낮아진 배경은 뭡니까?

<기자>

중국이 거론됐습니다. 현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규제에서 비롯된 네덜란드의 수출 제한 조처가 주효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ASML의 중국 수출을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반도체 장비 수출을 더 옥죄고 있습니다. 특히 ASML의 지난 2분기 대중 수출 비중은 총매출의 49%에 이릅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그 수치가 20%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전망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이 중동 국가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제한할 것이란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도 악재가 됐습니다. ASML이 생산하는 극자외선 리소그래피는 TSMC,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엔 필수 장비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여러 악재가 겹쳤다고 봐야겠고요. ASML의 실적 충격이 증시에도 상당히 미쳤죠?

<기자>

ASML 주가는 전일 대비 16.26% 하락했습니다. 1998년 6월 12일 이후 최대 낙폭이었습니다. AMD(-5.22%), 엔비디아(-4.69%), 브로드컴(-3.47%) 등 주요 반도체주들도 대폭 하락하며 된서리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28% 떨어졌는데, 지난 9월 3일 7.75% 폭락한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었습니다.

<앵커>

전반적으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환경도 녹록지 않아보이는데요?

<기자>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파운드리 관련 투자에 대체로 소극적입니다. 최근 인텔이 독일과 폴란드에 계획했던 파운드리 건설을 연기했고 삼성전자 역시 파운드리 투자를 지연하고 있습니다. 실제 ASML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 고객사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내년까지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곧, TSMC의 실적도 나올텐데 반도체 업황은 종합적으로 판단해봐야겠습니다. 인사이트 브리핑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김원규기자 wkkim@wowtv.co.kr
ASML 실적 충격…'반도체 겨울론' 현실되나 [마켓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