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저서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유통업체들이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쿠팡은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 작가의 저서 18종 물량을 조기 확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애초 다음달 1일까지였던 배송 보장 기한을 이달 23일까지로 앞당겼다. 사전 예약하면 주문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쿠팡은 ‘채식주의자+작별하지 않는다+소년이 온다’ 세트, ‘채식주의자+작별하지 않는다’ 세트 등 묶음 기획 상품도 내놨다.

지난 10일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은 직후 주요 도서 플랫폼에선 한강 도서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 인쇄업체들이 평소보다 10배 많은 물량을 출판사에 공급하고 있는데도 수요를 못 따라잡을 정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출판사가 예스24·교보문고 등 기존 업체에 우선 납품하기 때문에 나머지 e커머스가 물량을 받아내기 쉽지 않다”며 “쿠팡은 ‘바잉 파워’를 앞세워 물량 확보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쿠팡이 예스24·교보문고에 이어 온라인 도서 시장 점유율 3위로 올라와 선두권을 추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SG닷컴도 이날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안녕 가을 책방’ 기획전을 열고 대표작을 예약 판매한다고 밝혔다.

e커머스들이 빠른 배송과 추가 상품 기획전 등을 내세우는 데는 2003년 도입된 도서정가제 영향도 있다. 대형 서점에 비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중소 서점을 보호하고자 정가의 15% 이상 할인해서 팔 수 없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