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안정성 갖춘 ABL…위기때 소방수 역할"
“사모대출 가운데 자산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자산유동화담보부대출(ABL)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크리스토퍼 크라우스 핌코 전무(사진)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4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기존 제도권 은행을 대체하는 사모대출 시장에 주목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 ABL의 안정성이 돋보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ABL에서 활용되는 담보의 범위는 항공기, 부동산, 자동차 등 실물자산은 물론 학자금, 음악 저작권까지 다양해지고 있다”며 “금융위기 등 비상사태가 발생해도 담보를 통해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 기관의 관심이 큰 편”이라고 했다. ABL 상품 중에서는 ‘항공기 담보 대출’이 유망하다고 봤다. 그는 “소형부터 대형 항공기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핵심”이라며 “핌코는 항공기 담보 대출을 통해 연 15%의 목표 수익률을 매년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모대출 시장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밀우드 홉스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전무는 “무분별한 대출 확대로 글로벌 은행의 위험노출금액(익스포저) 리스크가 커졌다”며 “은행이 보유한 주요 자산인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해 건전성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금 사정이 급한 기업과 사모펀드 운용사가 사모대출로 우회해 시장 규모가 2028년까지 3조6000억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형 기업이 포진한 미국 미들마켓에서 사모대출 투자 기회를 엿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톰 애런슨 먼로캐피털 부회장은 “미들마켓에서 지난해 37억달러어치 대출을 실행한 데다 올해는 40억달러로 규모를 키울 계획”이라며 “기업이 많아 거래 기회가 풍부하다는 게 미들마켓 사모대출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장현주/최석철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