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호조를 띠고 있지만 미국 소비자의 빚 부담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해 조만간 신용불량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미국 소비자가 2020년 4월 이후 최대로 늘었다.

"3개월 후에도 빚 못갚아"…美 신용불량 급증 경고등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연방은행이 공개한 소비자 기대 설문조사 결과 올해 9월 기준 향후 3개월 이내에 대출 원리금 등을 갚지 못해 연체에 빠질 것 같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14.2%로 조사됐다. 2020년 4월 이후 4년5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체에 빠질 것 같다고 응답한 비중은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40~60세 중년층과 연간 가계 소득이 10만달러를 초과하는 계층에서 이 같은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뉴욕연은은 “높아진 연체 전망은 그간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가계 부담이 늘며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 혜택을 누린 가계와 그러지 않은 가계 간 격차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이후 경제가 가라앉지 않는 ‘노 랜딩’까지 점쳐지지만 미국 가계의 빚 부담엔 이미 적신호가 켜졌다. 앞서 발표된 뉴욕연은의 가계신용 보고서를 보면 2분기 미국 신용카드 부채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억달러(5.8%) 늘어난 1조14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연체율(30일 이상)도 9.1%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11년 1분기(9.7%)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뉴욕연은은 “특히 18~39세 청년층의 신용카드 연체율이 높다”며 “신용 기록이 짧은 데다 신용 한도가 낮아 재정적으로 취약한 청년층이 팬데믹 기간에 과도하게 대출을 실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