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연간 400만 대 분량의 변속기 등을 납품하는 현대트랜시스 충남 서산공장이 열흘 가까이 멈춰 섰다. 노동조합이 지난해 영업이익(1169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2300억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며 지난 8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변속기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자 현대차가 주말 특근을 취소하는 등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최근 서산공장 노조원에게 성과급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업이익률이 1%에 불과한 상황에서 향후 3년간 2조138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노조는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경영 실패 탓인 만큼 영업이익이 아니라 지난해 매출(11조6939억원)의 2%만큼을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현대트랜시스의 파업이 장기화하면 현대차와 기아의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트랜시스가 현대차와 기아에 변속기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오는 19일 울산 1·3·5공장의 특근을 취소하는 등 생산 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파업이 이달 말까지 계속되면 투싼 등 인기 차종의 제조 라인이 멈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곽용희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