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독립기구가 출범한다. 한·미·일 등 11개국이 기구에 참여한다. 지난 4월 말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 활동이 종료되면서 감시기구의 공백이 생긴 지 약 6개월 만이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8개국 주한대사들은 1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이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출범하는 MSMT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위반하는지 상시 감시하고 정기적으로 북한 동향 보고서를 발간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미·일을 포함해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11개국이 참여할 예정이다. 중국 러시아와는 별도로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은 공동성명에서 “이 새로운 메커니즘의 목표는 제재 위반과 회피 시도에 대해 엄격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보를 공표함으로써 유엔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모든 국가가 북한의 지속되는 위협에 맞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북제재를 감시하는 역할은 유엔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이 맡았다. 하지만 전문가패널은 4월 말로 활동이 종료되며 해체됐다. 매년 안보리가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패널 임기를 1년씩 연장했는데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이번엔 임기 연장에 반대해 결의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는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재 위반을 모니터링할 ‘감시탑’ 부재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체할 메커니즘을 논의하는 와중에도 북한의 제재 위반이 지속돼 지체 없이 감시 체제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MSMT는 유엔 외부에 설치돼 기존 유엔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보다 안보리 내 이사국 간 갈등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문가패널은 1년에 두 차례만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MSMT는 정례 보고서와 함께 특정 사안·분야별로 상세 보고서를 수시로 발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