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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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가 원자력에너지 투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아마존닷컴은 시타델 헤지펀드 창업자인 억만장자 금융가 켄 그리핀과 공동으로 비상장 첨단원자로 개발업체 엑스에너지에 대한 5억달러(6,800억원) 투자에 참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엑스 에너지는 이 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 자금이 2039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가동되는 5기가와트 이상의 신규 발전 프로젝트 개발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엑스 에너지는 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의 핵원자로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 또는 SMR이라 불리는 신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업체이다.

아마존 웹서비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매트 가만은 “탄소배출이 없는 핵에너지는 아마존의 중요한 투자 분야”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또 워싱턴주에 있는 유틸리티 컨소시엄인 에너지 노스웨스트와 버지니아주에 있는 도미니언 에너지와도 SMR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에너지 노스웨스트가 건설, 소유 및 운영할 원자로는 약 320메가와트를 생산해 데이터센터와 가정 및 사업체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며 아마존이 전력 구매 우선권을 갖는다. 이 원자로 프로젝트는 총 960메가와트까지 확장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아마존은 밝혔다.

버지니아주에서는 도미니언과의 계약으로 이 업체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최소 300메가와트의 전력을 이 지역에 공급할 수 있는 SMR 프로젝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직접 전력을 구매하기로 한 바 있다.

아마존이 핵발전소를 중심으로 전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데이터센터 확장 등으로 향후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미국내에서 데이터센터 확장 및 에어컨 수요 증가로 전력 수요가 15~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렉트릭 파워 리서치 연구소가 올해 5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지난해에는 미국내 총 전력 부하의 4%를 차지했으나 2030년까지는 미국 전기 생산량의 9%를 소비할 것으로 추정됐다.

아마존을 비롯,미국의 빅테크 회사들은 AI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데 필요한 새로운 에너지 공급원을 찾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2일전 카이로스파워라는 용융염 냉각 기술을 사용하는 SMR 개발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핵에너지 사용 계약 계획을 발표했었다.

이들 회사들이 핵에너지에 관심을 갖는 것은 데이터 센터가 주도하는 엄청난 전력 수요와 기후에 대한 공약을 조화시키기 위한 시도이다. 특히 아마존닷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3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인공지능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 수요, 즉 전력 사용량도 가장 큰 기업들이다.

그러나 핵 에너지 채택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원자로를 짓는데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자금을 지원한 원자로는 빨라도 2030년 이전에는 완성되지 않는다.

또 용량이 1,000메가와트인 대형 원자로는 100억 달러(13조6,000억원)가 넘을 가능성이 높아 미국에서도. 2000년 이후로 건설된 원자로는 3개뿐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