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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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는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거래대금을 활용해 종목을 선정하는 게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데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거래대금이 크다는 건 해당 종목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걸 뜻한다. 연말에는 4분기 실적에 대한 추정이 이뤄지는데, 임직원 성과급을 비롯한 일회성 비용 반영이 많은 탓에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밑도는 ‘어닝 쇼크’로 나타나기 일쑤다. 컨센서스의 신뢰성이 낮다는 말이다.

실제 11~12월에는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종목을 선정하는 투자 방식의 성과가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이 순이익과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근 1개월동안 상향된 업종을 매수(롱), 하향된 업종을 매도(숏)하는 투자 방식의 11~12월 성과를 측정한 결과 각각 코스피지수 대비 0.5%포인트(p), 0.2%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측정 기간은 2017~2023년이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을 바탕으로 한 ‘롱-숏 전략’의 성과는 3.5%포인트 높았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 전략은 계절성 이상의 추세성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 조언에 따라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 편입 종목 중 최근 한달(20거래일)의 평균 거래대금이 △1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의 1% 이상이면서 △6개월(120거래일) 평균 거래대금보다 큰 27개 종목을 추렸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거래대금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유한양행이다. 최근 한달간 평균 거래대금은 6912억원으로, 시가총액(12조7131억원)의 5.44%다. 얀센에 기술수출한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이 미 식품의약국(FDA)의 시판승인을 받은 데 따른 성장 기대감이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미 FDA로부터 승인받은 후 얀센이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진 데 따른 주가 재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유한양행 외에도 팹트론(시총 대비 거래대금 비중 4.92%) 에이비엘바이오(3.54%), 젬백스(2.31%), 에스티팜(2.1%), HLB테라퓨틱스(1.97%), 리가켐바이오(1.89%), 한올바이오파마(1.75%), 오스코텍(1.74%), 지아이이노베이션(1.71%), 파마리서치(1.67%), HK이노엔(1.4%), 로보노이(1.18%) 등 바이오 관련 종목이 모두 13개였다. 추려진 종목의 절반에 달한다.

2차전지 관련 종목들도 다수였다. 양극재 전구체 공장을 짓고 있는 에코앤드림(3.36%), 원통형전지 캔을 생산하는 TCC스틸(2%), 에코프로에이치엔(1.63%), 금양(1.43%), 엘앤에프(1.03%) 등 5개 종목이 추려졌다.

이외 반도체 설계업체인 제주반도체(5.06%), 자율주행차 관련 종목인 모트렉스(3.1%), 화장품업체인 코스맥스(2.04%), 풍력발전 설비 업체인 씨에스윈드(1.43%), 방산업체인 LIG넥스원(1.14%) 등도 시총 대비 거래대금 비중이 커진 종목으로 꼽혔다.

또 영풍(2.41%)과 고려아연(1.5%)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여파로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