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 점검에 나온 경찰에게 칼을 휘두르는 여성. / 사진=페어팩스 카운티 경찰
상태 점검에 나온 경찰에게 칼을 휘두르는 여성. / 사진=페어팩스 카운티 경찰
미국에서 한 경찰관에게 칼을 휘두른 여성이 경찰관의 총에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과잉진압'이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자, 경찰은 여성의 잔혹성이 고스란히 담긴 바디캠 영상을 공개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폭스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버지니아주(州)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 피터 류 경관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던 시드니 윌슨(33·여)의 정신과 담당의로부터 '상태를 점검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윌슨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찾았다.

윌슨의 담당의가 "그녀가 흥분한 상태"라고 우려를 표명했기에, 위기 상황 교육을 마친 14년 차 베테랑 류 경관이 현장에 출동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때 윌슨은 기습적으로 류 경관에게 칼을 휘둘렀다. 이에 류 경관은 윌슨에게 총기를 사용했고, 윌슨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후 현지에서는 류 경관의 대응을 놓고 과잉진압이라는 비난 여론과 적절하고 적법한 대응이었다는 옹호 여론이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갑론을박에 폭스 뉴스는 윌슨의 죽음 이후 "대혼란"이 빚어졌었다고 논평했다.
상태 점검에 나온 경찰에게 칼을 휘두르는 여성. / 사진=페어팩스 카운티 경찰
상태 점검에 나온 경찰에게 칼을 휘두르는 여성. / 사진=페어팩스 카운티 경찰
논란이 거세지자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은 류 경관이 윌슨을 제압한 당시 착용한 바디캠 영상을 공개하고 나섰다. 이 영상에는 윌슨의 공격성과 잔혹성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영상을 보면 윌슨은 류 경관이 자신을 경찰이라고 소개하며 인사하자, 살짝 연 아파트 문을 곧바로 닫는다.

이후 약 3분 뒤 문을 연 윌슨은 류 경관에게 "안녕?(How are you?)"이라고 말을 걸면서 칼을 휘두른다. 류 경관은 이때 윌슨의 공격에 얼굴 부위에 자상을 입었다. 놀란 류 경관은 뒤로 물러서며 윌슨에게 "물러서라"고 하지만, 윌슨은 흥분한 듯 괴성을 지르며 류 경관에게 달려든다.

류 경관은 총기를 꺼내 들고 윌슨에게 재차 물러서라고 경고했지만, 윌슨은 계속해서 류 경관에게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류 경관은 결국 다섯 차례 격발했고, 윌슨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영상을 공개한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서의 케빈 데이비스 서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윌슨을 애도하면서도 "저는 우리 경관이 회복되고 살아있음에 매우 감사하다. 그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윌슨을 진정시키고, 물러서게 하는 등 결과를 바꾸려고 시도했다"며 "하지만 그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