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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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방조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17일 김 여사에게 공모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이날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관련 피의자 김건희를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2020년 4월 당시 열린민주당이 김 여사를 검찰에 고발한 지 4년 반 만에 나온 결론으로, 김 여사가 상장사 대표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믿고 수익을 얻으려 계좌 관리를 맡긴 것일 뿐 시세조종 범행을 알지 못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증권사 전화주문 녹취, 주범들 간 문자메시지 및 통화 녹취 등 물적 증거, 시세조종 관련자들의 진술 및 사건 관련 판결 내용 등을 토대로 피의자에 대한 추가 서면 조사 및 대면조사를 실시했다"며 "피의자가 주범들과 공모했거나 그들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 관리를 위탁하거나 주식매매 주문을 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워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시세조종성 주문이 제출된 것으로 검찰이 파악함 김 여사의 계좌는 6개다. 수사팀은 김 여사 명의 6개 계좌에서 이뤄진 시세조종 주문에 대해 모두 범행을 인식하고 이뤄진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되는 것을 인지했거나, 주가조작 일당과 사전에 연락한 뒤 시세조종을 위해 주식을 거래했단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봤다.

검찰은 권 전 회장 일당의 의사 소통 하에 2010년 10월 28일과 11월 1일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두 차례 매매가 이뤄진 것에 대해선,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매도하라고 연락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거래 당시 구체적인 연락이 오간 정황을 찾지 못했다.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주가 조작 사실을 숨기고 단순히 매도를 추천·권유했을 가능성도 상당한 만큼 김 여사가 시세조종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 계좌와의 통정매매 등에 동원된 미래에셋 계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활용된 DS 계좌 역시 권 전 회장 일당이 시세 조종에 이용한 것일 뿐 김 여사와는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최은순 씨 역시 1개 계좌가 권 전 회장의 차명계좌로 쓰이긴 했지만, 시세조종 행위와 무관하게 투자 목적으로 계좌를 빌려준 것으로 보고 혐의없음 처분했다.

이 밖에도 시세조종 행위에 이용된 것으로 나타난 계좌주 9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혐의없음 또는 불입건 결정했다.

검찰은 "권 전 회장이 주포 등과 함께 시세조종 범행을 진행하면서 김 여사 등 초기 투자자들의 계좌와 자금을 활용한 것이 이 사건의 실체"라며 "권 전 회장의 범행에 김 여사의 계좌와 자금이 활용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