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케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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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의 최근 급등락이 소셜미디어(SNS)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가 7% 하락하며 202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지난 9일, 중국 SNS 위챗에는 '증권 계좌를 닫아라'는 문구가 5600만 번 올라왔다. 최근 몇 주 동안 해당 문구가 하루 1000만 회 이하로 언급된 것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중국공상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곧이어 증권 계좌에서 은행 계좌로 이체된 금액이 급증했다. 최근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CSI300지수가 5거래일 만에 25% 상승하자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급히 손절매에 나선 것이다.

시아동 바오 에드먼드로스차일드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군중 심리가 부분적으로 SNS에 의해 촉진됐다"며 중국 SNS의 영향력을 2021년 게임스톱 사태를 주도했던 미국의 주식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와 비교했다. 당시 게임스톱 주가는 10배 이상 단기 폭등세를 이어갔다. 그는 "개인 투자자의 대거 참여는 시장의 급등장을 형성한다"며 "느린 강세장을 원하는 시장 당국에는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바오 펀드매니저는 이번 증시 급등락을 '중국 시장의 성장통'이라고 표현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개인투자자 쉘튼 왕(32)은 "당시 모두가 정책 전망과 중국 주식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며 "SNS 어디에서나 이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주가 하락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본다. 변덕스러운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일부 밀려나면서 군중 심리를 부추길 위험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 쑤안 보루이펀드 펀드매니저는 "광풍이 잠잠해지는 것이 훨씬 더 건전한 시장을 만든다"며 "광풍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상승 추세가 점진적이고 지속적일 때"라고 덧붙였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