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도 AI로 혁신…자체 AI 번역모델이 챗GPT 제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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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 인터뷰
자체 AI ‘링고’로 특허 번역 1위
디지털 솔루션 확대…"혁신·효율성 강화"
회계업계 최초 '매출 1조 클럽' 이름 올리기도
자체 AI ‘링고’로 특허 번역 1위
디지털 솔루션 확대…"혁신·효율성 강화"
회계업계 최초 '매출 1조 클럽' 이름 올리기도
지난달 글로벌 기업이 인공지능(AI) 번역 서비스를 출품해 정확도를 겨루는 국제기계번역대회(WMT)에서 이례적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삼일회계법인이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링고’가 챗GPT를 비롯한 각종 LLM을 제치고 특허 부문 번역에서 1위를 했다. 정보기술(IT) 기업도, AI 연구기관도 아닌 회계법인이 권위있는 AI 경연대회에서 기술 우위를 보인 드문 사례다.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체 AI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관련 전문 인력을 여럿 충원하고 연구개발(R&D) 인프라를 마련했다”며 “회계업계 1위라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로도 확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일은 지난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AI 인프라를 마련했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 구매해 탑재했다. 대부분 기업이 GPU를 임대해서 쓰는 것과 비교해 대조적이다. AI 조직은 디지털이노베이션랩, GEN AI팀 등 두 개로 나눠 확대했다. 회계 특화 AI 스타트업 CCK솔루션에도 지분 투자를 해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윤 대표는 “GEN AI팀이 개발한 링고는 회계·세무·ESG 분야 번역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디지털이노베이션랩 개발자 8명이 개발한 AI 어카운턴트(회계사) 챗봇은 회계사 100여명이 참여한 사용자 수용 테스트 등을 통해 내부 검증을 마쳤다”고 했다. 이 챗봇은 국내 회계 기준서와 해석서, 삼일 내부 문서 등을 대량 학습해 모호한 회계 처리 방법 등에 대한 질의에 답변을 준다.
삼일은 자체 개발한 디지털 솔루션을 여럿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공시 관련 작업을 자동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주는 로보틱 어플리케이션, 중소·중견기업이 해외 법인이나 자회사의 비용·매출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월드와이드이지뷰가 대표적이다.
윤 대표는 “기업들의 회계·세무 분야 디지털전환 수요가 상당하지만, 각 사가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담당 인력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보니 기존 방식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시기에 회계법인이 디지털 역량을 갖추면 각종 산업별 회계 처리 전문성을 살려 시장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분야 확대가 매출에도 도움이 되는 분위기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말 발표한 2023회계연도 매출이 1조231억원을 기록했다. 회계업계에서 매출 1조원을 넘긴 첫 사례다. 회계업계 전반의 성장이 상당폭 둔화한 와중 이례적인 성과다.
윤 대표는 “디지털 프로덕트는 초반 구축 후에도 유지·보수 등 추가 매출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게 특징”이라며 “일부에 대해선 구독 모델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력인 회계감사도 고도화하고 있다. 광학문자인식(OCR)과 비전(시각) AI 기술을 활용해 수많은 개별 은행조회서 내용을 자동으로 정리·집계하고, 각 수치가 맞는지 AI가 1차 검증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피감사 기업과 감사인 양 쪽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자동화를 적용하면 훨씬 높은 수준의 감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회계사들이 단순 반복 작업을 하지 않아 아낀 시간 만큼을 보다 더 까다로운 문제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회계사 입장에서도 일하는 재미가 더 있죠.”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신규 채용을 마쳤다. 올해 공인회계사(CPA) 시험 수석 합격자와 최연소 합격자가 모두 삼일 행을 택했다. 윤 대표는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며 “‘삼일은 구성원을 성장시킨다’라는 게 인재 기조”라고 했다. 직원의 시간과 능력을 단순히 소진하는 직장을 만들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는 “직원이 조직에 기여하면 직원의 삶에도 발전이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보상과 함께 경험과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이끌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삼일이 늘리고 있는 글로벌 발자취도 인재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일은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인 KFC홀딩스 재팬을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그룹에 매각하는 딜 자문을 맡았다. 올 상반기 완료된 이 거래엔 PwC재팬, PwC싱가포르도 함께했다.
윤 대표는 “삼일의 재무자문 역량과 PwC 네트워크를 활용해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 자문을 늘리고 있다”며 “소속 회계사들도 글로벌 인더스트리 경험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김익환 기자 always@hankyung.com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체 AI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관련 전문 인력을 여럿 충원하고 연구개발(R&D) 인프라를 마련했다”며 “회계업계 1위라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로도 확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일은 지난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AI 인프라를 마련했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 구매해 탑재했다. 대부분 기업이 GPU를 임대해서 쓰는 것과 비교해 대조적이다. AI 조직은 디지털이노베이션랩, GEN AI팀 등 두 개로 나눠 확대했다. 회계 특화 AI 스타트업 CCK솔루션에도 지분 투자를 해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윤 대표는 “GEN AI팀이 개발한 링고는 회계·세무·ESG 분야 번역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디지털이노베이션랩 개발자 8명이 개발한 AI 어카운턴트(회계사) 챗봇은 회계사 100여명이 참여한 사용자 수용 테스트 등을 통해 내부 검증을 마쳤다”고 했다. 이 챗봇은 국내 회계 기준서와 해석서, 삼일 내부 문서 등을 대량 학습해 모호한 회계 처리 방법 등에 대한 질의에 답변을 준다.
삼일은 자체 개발한 디지털 솔루션을 여럿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공시 관련 작업을 자동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주는 로보틱 어플리케이션, 중소·중견기업이 해외 법인이나 자회사의 비용·매출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월드와이드이지뷰가 대표적이다.
윤 대표는 “기업들의 회계·세무 분야 디지털전환 수요가 상당하지만, 각 사가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담당 인력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보니 기존 방식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시기에 회계법인이 디지털 역량을 갖추면 각종 산업별 회계 처리 전문성을 살려 시장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분야 확대가 매출에도 도움이 되는 분위기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말 발표한 2023회계연도 매출이 1조231억원을 기록했다. 회계업계에서 매출 1조원을 넘긴 첫 사례다. 회계업계 전반의 성장이 상당폭 둔화한 와중 이례적인 성과다.
윤 대표는 “디지털 프로덕트는 초반 구축 후에도 유지·보수 등 추가 매출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게 특징”이라며 “일부에 대해선 구독 모델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력인 회계감사도 고도화하고 있다. 광학문자인식(OCR)과 비전(시각) AI 기술을 활용해 수많은 개별 은행조회서 내용을 자동으로 정리·집계하고, 각 수치가 맞는지 AI가 1차 검증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피감사 기업과 감사인 양 쪽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자동화를 적용하면 훨씬 높은 수준의 감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회계사들이 단순 반복 작업을 하지 않아 아낀 시간 만큼을 보다 더 까다로운 문제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회계사 입장에서도 일하는 재미가 더 있죠.”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신규 채용을 마쳤다. 올해 공인회계사(CPA) 시험 수석 합격자와 최연소 합격자가 모두 삼일 행을 택했다. 윤 대표는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며 “‘삼일은 구성원을 성장시킨다’라는 게 인재 기조”라고 했다. 직원의 시간과 능력을 단순히 소진하는 직장을 만들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는 “직원이 조직에 기여하면 직원의 삶에도 발전이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보상과 함께 경험과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이끌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삼일이 늘리고 있는 글로벌 발자취도 인재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일은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인 KFC홀딩스 재팬을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그룹에 매각하는 딜 자문을 맡았다. 올 상반기 완료된 이 거래엔 PwC재팬, PwC싱가포르도 함께했다.
윤 대표는 “삼일의 재무자문 역량과 PwC 네트워크를 활용해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 자문을 늘리고 있다”며 “소속 회계사들도 글로벌 인더스트리 경험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김익환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