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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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진행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진행자와 신경전을 벌이며 경쟁 후보인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고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보수층을 끌어모으기 위해 친(親) 트럼프적 성향의 언론인 폭스뉴스에 처음으로 출연했지만, 맹공격에 제대로 반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 출연해 “미국의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판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며 대선일 소요 사태 발생 시 군을 동원해야 한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면 비판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미국인들을 비하하고 얕잡고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라며 상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약 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진행자 브렛 바이어는 10분 간 해리스 부통령에게 불법 이민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이민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하기 전부터 이민 문제가 있었다”고 답했다. 인터뷰 중 바이어 진행자가 해리스의 발언을 끊자 “아직 말이 안 끝났다”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기도 했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진행자가 불법 입국자에게 살해된 피해자를 언급하자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답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한 양당 합의안을 무산시켰다고 책임을 돌렸다.

바이어 진행자는 인터뷰 중 해리스 부통령이 세금을 활용해 수감자들의 성전환 수술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2019년에 언급한 영상을 방영했다. 이는 트럼프 캠프가 2020년 대선 당시 해리스를 비난하기 위해 제작한 광고 중 일부다. 해리스 부통령은 여전히 해당 법안을 지지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법을 따르겠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 수술은 의료적 필요에 따라 수감자들에게 제공됐다는 공개 보고서가 있다”며 정책 지지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분명히 말하지만, 내 대통령 임기는 조 바이든 대통령직의 연장선이 아니다”라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대표한다”며 “워싱턴 DC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보내지 않은 사람으로서, 다른 아이디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측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동안 존재감이 미미했다는 점을 공격해왔다.

워싱턴타임스는 “해리스는 거듭해서 질문을 회피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날카로운 공격으로 방향을 틀고는 그녀를 지지하는 공화당 정치인들과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관리들을 자랑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폭스뉴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2%포인트 앞섰고, 이민 문제에서도 15%포인트 가량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