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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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단절된 채 살다가 쓸쓸히 사망하는 '고독사'가 한해 3600여명에 달하고, 이들의 절반 이상은 50∼60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는 전체 고독사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은 작았으나 20대 고독사 사망자의 60% 가까이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등 자살 고독사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보건복지부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고독사 발생 현황과 특징을 조사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독사 예방법에 따르면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을 맞이한 경우를 말한다. 2022년에는 고독사 사망자를 '홀로 사는 사람'에 한정했으나, 지난 2월 혼자 살지 않더라도 사회적 고립상태에서 생활해왔던 사람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됐다.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 3559명, 지난해 3661명으로 2021년 3378명 대비 소폭 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1인 가구 증가 외에도 고독사 사망자에 대한 법적 정의를 확대한 영향이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광역지자체별로 보면 고독사 사망자는 경기가 922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559명), 부산(287명)이 뒤를 이었다. 인구가 많은 지역과 대체로 일치하는 모습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1146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1097명, 40대 502명, 70대 470명 순이었다. 성별은 남성이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 성별이 확인된 고독사 사망자 3632명 중 남성은 3053명(84.1%), 여성은 579명(15.9%)이었다.

특히 50∼60대 남성이 전체의 53.9%를 차지했다. 이들의 비중은 2022년에도 54.1%에 달하는 등 50∼60대 중장년층 남성의 고독사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고독사가 많이 발생한 장소는 주택(48.1%), 아파트(21.8%), 원룸·오피스텔(20.7%) 순이었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중은 41.4%(1413명)였다.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 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14.1%였다. 자살 사망 비중은 지난 2017년 16.5%에서 2021년에는 19.5%까지 오르다 다소 감소했다.

어릴수록 고독사 사망자 중에서 자살 비중이 높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자살 사망자 비중은 20대에게선 59.5%에 달했고 30대는 43.4%였다. 이어 40대 25.7%, 50대 14.1%, 60대 8.3%, 70대 5.9%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그 비중이 낮아졌다.

복지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고독사 예방에 있어 세대별로 달리 접근할 계획이다.

노정훈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20∼30대가 고독사에 이르게 된 과정은 취업 실패나 실직 등에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에 일자리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 등을 연계하는 한편, 은둔·고립으로 나빠진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 등도 함께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50∼60대 남성의 경우 이혼이나 사별한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일상적 관계 회복을 독려하고,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는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것으로 고독사 예방조사연구센터가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