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 치는 순간 놓아버리세요"…예일대도 열광한 불교 명상법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Cover Story
조계종 진우스님, 예일대 명상특강
"無, 無, 無, 無에만 집중하세요"
예일대학생 150명 '불교 수행법' 경청
"고통·분노·원망 흘려보내는 연습 필요"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와 대담도
존 카밧진 "AI 등 첨단기술 발전할수록
명상 통한 내면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조계종 진우스님, 예일대 명상특강
"無, 無, 無, 無에만 집중하세요"
예일대학생 150명 '불교 수행법' 경청
"고통·분노·원망 흘려보내는 연습 필요"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와 대담도
존 카밧진 "AI 등 첨단기술 발전할수록
명상 통한 내면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탁, 탁, 탁…. 죽비 소리가 들리자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있는 명문대 예일대 루스홀이 정적에 휩싸였다. 지난 10일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선(禪)명상으로의 여정’ 특강을 듣기 위해 이곳에 모인 학생 150여 명은 안내에 따라 눈을 감고 5분간 명상에 빠져들었다. 강단 위에서 함께 눈을 감고 명상을 마친 진우스님은 정적을 깨운 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잠시 멈추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흘려보내는 연습을 해보라”고 말했다.
“감정을 붙잡지 말고 흘려보내라”

이날 예일대 강의에서 진우스님은 일상에서 간편하게 선명상을 실천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소개했다. 직접 시연한 ‘5분 선명상’을 비롯해 감정이 격해질 때 5초 동안 모든 것을 멈추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5초 우선멈춤 선명상’, 고통과 괴로움을 흘려보내는 ‘지나가리라 쉘패스 선명상’, 모든 것은 나에게서 나온다는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그림자 선명상’ 등이다. 진우스님은 “선명상은 언제, 어디에 있거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수행”이라며 “지나친 감정을 내려놓고 잡념을 없애면 공부나 일을 할 때도 최고의 능률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은 본인의 경험담도 고백했다. 진우스님이 수십 년 전 손가락뼈가 으스러져 병원을 찾았을 때, 젊은 의사가 “스님이니 이 정도는 쉽게 참을 것”이라며 웃고 빨리 치료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진우스님은 “고통과 분노, 원망에 시달리던 그 순간, 선명상을 통해 나의 내면에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타인이 무슨 행동을 하든 화를 낼 이유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모든 원인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자 고통과 분노가 가라앉았고, 몸과 마음이 평안해졌다”고 말했다.
“명상 통해 내면의 회복탄력성 발견”
진우스님은 12일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 존 카밧진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명예교수와도 만났다. 카밧진 교수는 마음챙김(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MBSR)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 내 명상 확산을 주도했다. 그는 1974년 한국의 숭산스님을 만나 불교 수행법 참선을 배우기도 했다.두 사람은 선명상과 MBSR 명상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카밧진 교수는 “명상은 고통을 직접 없애주진 않지만, 평정심을 찾아 고통을 품을 수 있는 내면의 잠재력을 발견하게 한다”며 “환자들은 명상을 통해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고통을 감각의 차원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진우스님은 “평정심과 평온함은 선명상의 목표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발전할수록 명상을 통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밧진 교수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성의 핵심은 따라올 수 없다”며 “명상을 통해 우리 안에 깃들어 있는 회복 탄력성과 지혜를 발견하는 것이 기후 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명상은 과학과 거리 멀다?
진우스님 "양자역학과 불교 맞닿아 있어"


진우스님은 지난 9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코넬클럽에서 물리학자 미나스 카파토스 미국 채프먼대 석좌교수와 ‘한국 선명상과 양자역학과의 대화’를 주제로 대담하기도 했다. 이날 카파토스 교수는 “양자물리학과 선명상은 정신의 역할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고 말했다.
뉴욕=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