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청약을 진행하는 공공분양 사전청약 단지에서 취소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 파주 운정에선 사전청약 포기가 속출하며 일반분양 물량이 예정보다 네 배 가까이 불어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전청약 때보다 커진 분양가 부담 때문이라는 의견과 서울 쏠림 현상으로 신도시 인기가 줄었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국평' 4억대인데…사전청약 포기 속출 사태에 '대혼란'
17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파주시 운정3지구 A20블록은 당초 35가구에 불과하던 일반공급 물량이 149가구로 늘어났다. 앞서 진행한 사전청약 접수에서 당첨자 474명 중 114명이 포기했기 때문이다. 사전청약과 별개로 본청약 특별공급은 103가구에 3735명이 몰려 36.2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2021년 사전청약 당시 경쟁률이 6 대 1로 관심을 끌었다. 본청약에서도 전용면적 74㎡의 분양가격은 평균 4억2000만원, 84㎡는 4억8000만원대로 책정됐다. 주변 입주 단지의 전용 84㎡ 거래가가 6억원대 중반인 점을 고려하면 시세차익 기대도 적지 않다. 단지 인근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개통이 연말 예정된 데다 서울~문산 고속도로와 자유로 등의 진입이 쉬운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사전청약 포기 증가로 이 단지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보다 서울 공급 단지 증가와 GTX 기대 감소 등으로 신도시 사전청약 포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변 단지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LH 역시 사전청약 포기 사유 중에는 분양가 상승뿐만 아니라 주택 구입과 다른 주택 본청약 당첨, 개인 사정 등이 포함돼 있어 분양가 상승이 사전청약 포기와 직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근 본청약을 진행한 수도권 3기 신도시 공공분양에서도 사전청약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당첨자 1만9000여 명 중 취소·포기는 20.6%인 4000명에 달한다. 신혼희망타운인 남양주왕숙 A20과 남양주왕숙2 A4는 취소율이 각각 37.9%, 33.1%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실수요자 사이에서 신도시 공공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갈리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