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박사 1000명 길러낸 '인재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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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박사 1000명 길러낸 '인재의 숲'](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AA.38340905.1.jpg)
인재를 키우는 데 진심이었던 SK그룹(당시는 선경)의 선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의 지론이다. 최 회장은 취임 첫해인 1973년 광고주를 못 구한 MBC ‘장학퀴즈’ 후원을 결정했다.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조건 없이 돕겠다”는 뜻이 51년째 이어지는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중간에 방송사가 MBC에서 EBS로 바뀌는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시청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반세기 동안 나무들은 쉼 없이 자랐고 민둥산은 어느새 울창한 숲이 됐다. 올해 50돌을 맞은 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 중 박사가 1000명에 달할 만큼 대한민국 인재의 숲도 풍요로워졌다. 지금은 연 30명의 해외 유학생 파견뿐 아니라 고전 교육, 학술 지원 등 인재 양성의 폭도 넓어졌다. 장학생 출신들은 찾아가는 강연으로 지식 나눔에 열심이다. 보여주기가 아니라 뚜벅뚜벅 ‘인재 보국’의 뜻을 이어간 결과다. 남다른 기업가정신의 최 회장이 ‘불법 비자금으로 회사가 컸다’는 판결을 들었다면 하늘에서 쓴웃음을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김정태 논설위원 in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