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연간 400만 대 분량의 변속기 등을 공급하는 현대트랜시스 충남 서산공장이 지난 8일부터 열흘째 전면 파업 중이다. 노조의 파업 이유를 뜯어보면 기가 막힌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노조는 지난해 매출의 2%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성과급은 기업이 낸 이익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직원들과 공유하는 차원에서 책정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예를 들어 이익의 3분의 1은 투자, 3분의 1은 내부 유보, 나머지 3분의 1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 회사 노조 요구처럼 이익이 아니라 매출을 기준으로 삼으면 종잡을 수 없게 불어나는 성과급 탓에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1조6939억원으로, 노조가 요구하는 2%에 해당하는 금액은 2300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1169억원)의 두 배 규모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실적과 견주더라도 상반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343억원, 연말까지 2600억원 수준을 올릴 것으로 단순 가정하면 올 예상 영업이익의 87~88% 정도를 성과급 지급에 쏟아부어야 할 판이다. 사측은 내연기관 변속기에서 전기차 변속기로 전환하기 위해 3년간 2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노조는 이익을 몽땅 성과급에 쓰라며 파업하는 양상이다.

노조는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1%대에 불과한 데 대해 사측의 경영 실패를 비난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낮은 생산성도 원인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이 회사 서산공장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임금은 1억1000만원이다. 이런 고액 연봉의 귀족 노조가 영업이익 두 배 성과급을 내걸면서 벌이는 파업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