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되면 돈 번다"…무섭게 치솟은 이 종목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을 높게 점치는 도박사가 많아지자 ‘2차 트럼프 트레이딩’ 흐름이 확연해지고 있다. 전통 에너지 부활, 친(親)암호화폐, 규제 완화 등 트럼프 정책의 혜택이 예상되는 원전, 코인, 금융 관련주가 불을 뿜고 있다. 최근 부진하던 자동차주도 관세 정책에 따른 기대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트럼프 수혜주 강세 흐름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당선 확률 60%까지 높인 트럼프

17일 블록체인 기반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은 58%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41%)을 크게 앞서고 있다. 지난 7월 피격 사태 후 72%까지 올라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8월 중순 해리스 부통령에게 뒤지다 이달 들어 재역전한 후 격차를 벌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며 균형이 깨지고 있다.

증시는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반영하는 모양새다. 코인과 원전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육성을 약속한 업종이 일제히 강세를 띠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주가는 최근 1주일간(10~16일) 26.76% 급등했다. 코인베이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일드맥스 코인 옵션 인컴 스트래티지’(CONY)도 같은 기간 18%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급등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1일 5만9000달러까지 떨어진 비트코인 가격은 5일 만에 6만7000달러로 뛰었다.

인공지능(AI) 전력원으로 부상한 원전 또한 트럼프 대세론이 맞물려 증시에서 불을 뿜고 있다. 원전업체 센트러스에너지와 소형모듈원전 기업 뉴스케일파워는 16일 하루에만 각각 26.25%, 40.01% 폭등했다.

아마존이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를 위해 소형모듈원전에 투자하기로 한 데다 “값싼 에너지원인 원전을 늘려 제조업을 키우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재조명돼서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8.68%), 비에이치아이(15.1%) 등 원전주가 급등했다.

○국내 원전·조선·방산株 매수 유효

금융과 자동차 등 트럼프 정책과 궁합이 맞는 전통 업종도 상승세다. 모건스탠리 주가는 1주일간 10.15% 올랐다. 실적 개선에 더해 규제 완화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인수합병(M&A) 등 금융 자문업체 라자드도 11.5% 상승했다. 헤지펀드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확신하고 있다는 것을 은행 주가와 암호화폐 가격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던 미국 완성차 업체들까지 외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 기대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8.39% 떨어진 포드 주가는 이달 들어 4.5% 상승했다. 제너럴모터스도 같은 기간 9.3% 올랐다. 반면 미국 완성차 업체와 경쟁 관계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날 각각 4.66%, 2.66% 내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대선이 20일도 채 남지 않은 만큼 트럼프 수혜주를 빨리 따라가면서 마진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보다는 원전, 방산, 조선 등을 매수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