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야당이 정부 기관장들을 공격하고, 여당은 비호하는 일반적인 국감의 풍경에서 벗어난 모습인데요.

정부부채 관리 과정에서 이 원장이 빈번한 구두개입을 남발하며 정책 효과를 거두는데 실패했다는 지적입니다.

전범진 기자입니다.

<기자>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복현이 부동산 시장의 최대 리스크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한다는 얘기 들어봤습니까? 기관장의 말은 무거워야 돼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하나같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입'을 질책했습니다.

이 원장이 올 하반기 가계부채 급증 국면에서 빈번한 말바꾸기와 금감원장의 업무영역을 벗어난 행정지도로 금융 현장의 혼선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금융권에선 이 원장이 가계부채가 급증하던 주요 국면마다 은행권을 비판하고, 은행들은 이에 호응하면서 대출 조건과 금리가 달라지고 소비자들의 불편은 확대됐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여당 중진인 권성동 의원은 직권남용을 거론하며, 이 원장의 행정지도가 법률 위반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마치 자기가 금융위원장인 것처럼 월권을 하고, 말이 행정지도지 그게 직권남용이 될지 어떨지 몰라요. 금감원이 행정지도를 할 때 왜 문서로 안하고 말로 합니까

이 원장은 자신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즉각적인 시장개입이 없었다면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서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개입의 방식이라던가 이런 것들이 잘했다고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만 어쨌든 간에 가계대출의 추세를 그 때 안 꺾었으면 지금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 됐을 것 같습니다.

한편 이날 질의에선 이른바 '티메프 사태'의 최종 책임자인 구영배 회장이 티메프의 무리한 상품권 판매 및 정산금 유용에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제가 제보받은 이 메일을 확인해보면 실질적으로 구영배가 다 좌지우지했다는 아주 생생한 증거라고 보이고요

정무위는 이날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을 거부한 구 회장을 상대로 동행명령장 발부 및 고발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범진입니다.

영상취재 채상균

영상편집 노수경


전범진기자 forwar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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