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대책·EU 금리인하·美 원유재고 감소에 유가 소폭 상승[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17일(현지시간)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만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0.4% 상승한 70.67달러에 거래됐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24% 오른 74.40달러를 기록했다.
中 부동산대책·EU 금리인하·美 원유재고 감소에 유가 소폭 상승[오늘의 유가]
이날 앞서 중국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224조원 규모의 추가 대출 계획을 발표했다. 니훙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연말 이전에 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 대출 규모를 4조위안(약 767조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까지 승인한 2조2300억위안 대출(약427조8000억원)에 더해 대출 규모를 1조7700억원(약 224조원) 늘린다는 의미다.
중국 당국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우량 국유·민간 부동산 기업 중 회생 가능성이 있는 곳들을 '화이트리스트'로 선별해 지원하고 있다.

니 장관은 "중국 부동산은 일련의 정책 역할 아래 3년 동안의 끊임없는 조정을 거쳤고 시장이 이미 바닥을 다지기 시작했다"며 "10월 데이터는 반드시 긍정적·낙관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간 부동산 부문에 투자가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던 시진핑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변화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부양책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규모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도 나왔다. 래리 후 맥쿼리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개발업자들의 재정난을 완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 석유-가스 유정 현장에서 여러 대의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다. AP
2022년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 석유-가스 유정 현장에서 여러 대의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다. AP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이날 올해 세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연 3.65%에서 연 3.40%로, 예금금리를 연 3.50%에서 연 3.25%로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

이날 발표된 미국 원유 재고 감소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는 지난 4~11일 주간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220만배럴 감소한 4억426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80만배럴 증가를 밑돌았다. 전주에는 재고가 5810만배럴 늘었다.

한편 한때 동·서 정부 간 분쟁으로 중단됐던 리비아 석유 수출이 이달 들어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S&P글로벌원자재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리비아 경질유 수출 선적량은 일평균 103만배럴로 올해 상반기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15일에는 리비아 서부 자위야 항구에서 2개월만에 처음으로 샤라라 원유 화물이 선적됐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