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KT가 통신을 넘어 인공지능(AI) 신사업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삼으며 IT 인력을 충원하고 기존 인력은 조정하는 등 대규모 체질 개선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AI+정보통신기술(AICT) 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 혁신을 골자로 전체 KT 직원 중 3분의 1을 대상으로 대대적 조직 개편에 들어간다.

김영섭 KT 대표는 AICT 회사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3월 취임 후 첫 정기 주주 총회에서 "KT가 가지고 있는 통신 기반에 IT와 AI를 더해 AICT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KT 직원이라고 밝힌 주주가 "조만간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직원들 사이에 팽배하다"는 질문에 "지난해 라운드 미팅에서 말했듯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결국 대규모 인력 조정이 시행될 예정이다.

KT 이사회는 이달 15일 선로와 전원 등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유지 보수 등의 업무를 전담할 2곳의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인 KT OSP 와 KT P&M을 신설하고 해당 자회사 임직원을 본사에서 전출시키는 안을 의결했다.

이에 임금과 처우 등을 놓고 KT 노조는 반발했고 지난 16일 2014년 이후 10년 만에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당시 현장에는 KT 노조 전국 조합 간부 300여명이 참석해 조직 개편에 반발했는데 집회 다음 날인 17일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 등과 관련해 극적으로 협의했다.

KT 측은 근속 10년 이상 자회사 전출자에게 KT에서 받던 기본급의 70% 수준을 지급하고 나머지 30%에 대한 봉급에 대해 퇴사까지 남은 기간만큼 일시급으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기존 20%에서 10%포인트 상향된 금액이다.

복지 혜택은 기존 본사와 비슷한 조건으로 유지하면서, 정년을 마친 후 근무하는 촉탁직 직원 근무 보장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린다. 이에 기존에는 퇴직자의 15%에 한해 1+1 제도로 최대 2년간 연봉 3600만원에 재취업할 기회를 줬는데 자회사에서는 퇴직 후 3년의 기간을 한 번에 보장받는다.
"IT 젊은인력 충원하고 키우고"…KT, AICT컴퍼니 전환 가속
KT는 당초 자회사로 약 3800명을 이동할 계획이었다. 전출을 원하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는 특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분사와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조정 규모는 5700명이다.

KT는 기존 인력의 희망퇴직과 재배치와 함께 사원부터 임원까지 전 직급에서 AI 등 ICT 전문 인력 1000명 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사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력 확보가 골자다.

나아가 KT의 AI 리터러시(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강화를 위해 KT 임직원들의 AI 역량 수준을 진단하고, 클라우드와 AI를 포함한 엔지니어링 영역까지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이다.

KT는 AICT컴퍼니로의 전환을 위해 전사 IT 기본역량 향상을 위해 약 6개월에 걸쳐 △AI모델링 △데이터 사이언스 △디지털 리터러시 △클라우드 인프라 △KT 데이터 분석 등의 세부 과정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KT는 정부와 함께 기업 실무형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AI 데이터센터 AI·디바이스경험(DX) 인재를 필요로 하는 기업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인 KT 에이블스쿨을 6기째 진행 중이다. 에이블스쿨은 한 해에 기수 두 개를 운영하며 한 기수당 모집인원은 600명 내외다

교육생들은 하루 8시간씩 6개월간 집중적인 디지털 역량 교육을 무상으로 받고 있다. KT는 교육생을 상대로 KT와 KT 그룹사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수료생 중 KT 취업률은 15%, KT그룹 취업률은 20%에 달한다.

또한 올해 7월 'KT 디지털 인재 장학금' 수혜자 60여명을 대상으로 AI전환(AX) 역량을 갖춘 디지털인재를 양성하는 'AICT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 참석한 디지털 인재 장학생들은 AI에 관련한 다양한 기술을 이해하고 직접 체험하는 활동을 했다.

KT 관계자는 "IT와 AI 쪽 인력을 집중적으로 충원하고 채용하며 AICT 컴퍼니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체질 개선을 통해 이동통신을 넘어 높은 역량을 갖춘 AICT 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결실이 산업 발전과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발전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